【 앵커멘트 】
지난달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었죠.
하지만, 대형서점에 밀려 사라지는 동네 서점들은 책의 날을 반길 여유가 없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옛 정감을 살리고 이색적인 문화 활동을 결합해 고객 잡기에 나선 서점들이 있습니다.
황수경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70∼80년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곳.
서울 중구에 있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150개에 달하던 책방이 불과 30여 곳만 남을 정도로 줄었는데요.
동네 서점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면서 이곳 헌책방 거리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황수경 / 리포터
- "동네 서점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면서 동네 서점 활성화를 위한 제1회 '우리 동네 서점 살리기' 캠페인이 열렸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성남시 분당의 한 서점.
유명 소설가 공지영 씨가 서점을 찾았다는 소식에 독자들이 몰려든 것인데요.
한국 서적경영인협의회가 동네서점 살리기의 목적으로 작가들을 초청해 사인회와 낭독회, 작가와의 대화 등 행사를 개최하면서 마련된 자리입니다.
▶ 인터뷰 : 공지영 / 초청 작가
- "우리나라 어떤 문화나 지식의 미래가 작은 서점들에 많이 달린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많은 지원과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같은 것들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날 행사로, 동네 서점에서 유명작가를 만난다는 설렘과 함께 독자들은 더없이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완 / 손님
- "이런 게 좀 많이 있어서 더 좀 사람들이 책을 접할 기회라든가, 서점에 올 기회가 좀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서점 한쪽에서는 책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특별 행사도 함께했는데요.
마케팅에 뒷전이었던 동네 서점들의 살아남기 노력이 돋보인 시간이었습니다.
▶ 인터뷰 : 정덕진 / 한국서적경영인협의회 회장
- "(주민들과) 이런 문화의 장을 계속해서 마련해 가면서 꼭 필요한 서점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 스탠딩 : 황수경 / 리포터
- "하나 둘 문을 닫는 서점들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 행사를 벌이며 대형서점 틈바구니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서점도 있습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조그만 동네 헌책방입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윤성근 씨가 어린 학생들과 함께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요.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풍경을 연상케 합니다.
이날, 책방에서는 영화 상영을 하며 이벤트를 벌였는데요.
책방이 단순히 책을 파는 장소로만 그치지 않고 문화를 나누는 장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윤 씨가 직접 마련한 행사입니다.
▶ 인터뷰 : 윤성근 / 책방 운영
- "영화 끝나고 나서 퀴즈를 내서 선물 주는 것도 하고 한 한 달에 1∼2번 이상씩은 그런 행사들을 좀 많이 만들고 있거든요"
서점 구석에 자리 잡은 조그만 무대는 주말이나 평일에 상관없이 각종 연극과 퍼포먼스 등 문화 행사를 열어 사람들의 발길을 잡습니다.
또 좁은 공간이지만 이곳을 찾는 고객을 배려해 독서를 하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들도 마련해 놓았는데요.
작은 공부방에서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성근 / 책방 운영
- "대부분 오시는 분들이 이제 학생들, 중·고등학생들도 꽤 오고요. 여긴 또 공간이 있으니까 숙제하거나 공부하러 또 오는 일도 있고요"
▶ 인터뷰 : 이건호 / 학생
- "청소년들 활동 공간으로도 이용할 수 있고, 지역문화에 굉장히 유익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봐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스탠딩 : 황수경 / 리포터
- "동네 어귀 어딘가 자리한 동네 책방. 이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보는 건 어떨까요? mbn 황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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