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김 경위는 2년 전에 당시 18살이었던 큰 아들을 잃었습니다.
이런 그가 두 달 넘게 희생자 가족과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아픔은 더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심리 치료는 단 한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지금도 진도 팽목항과 실내체육관은 희생자 가족들의 한숨과 눈물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두달 넘는 시간 동안 김 경위는 희생자 가족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습니다.
특히 2년 전, 당시 18살이었던 큰 아들을 잃었던 김 경위로선 동병상련의 정을 느꼈을 것이란 게 희생자 가족의 얘기입니다.
▶ 인터뷰 : 희생자 가족
- "같은 자식 잃은 마음으로 같이 대화도 해주시고, 자기도 똑같은 생각이 드는 거죠. 자기 심정으로…."
잊혀졌던 상처가 희생자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떠올라 본인을 힘들게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황재연 /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그와 비슷한 경험에 다시 노출이 되는 경우에 나빠지는 경우는 매우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심할 경우에는 자살과 같은 안 좋은 행동으로…."
미국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9.11테러 소방관들을 상대로 심리 치료를 진행하고 있고,
영국 역시 힐스보로 참사 이후 경찰관들이 큰 사건을 겪으면 반드시 심리 치료를 받도록 제도적 장치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김 경위는 두 달이 넘는 동안 단 한 번도 심리치료나 상담을 받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이 진도를 다 떠나는 날까지 현장을 지키겠다던 김 경위.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느꼈을 심적 압박감이 그를 죽음으로 내몬 건 아닌지 진도 앞바다는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 myhan@mbn.co.kr ]
영상취재: 김동욱 VJ
영상편집: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