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때 만해 한용운이 제안했던 '한반도기', 지금은 한반도 통일을 상징하고 국제 스포츠 대회에선 남북 단일팀의 깃발로도 쓰이죠.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이 입장한 올림픽 경기는 지금까지 3번. 그런데, 이번 평창 올림픽에선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대회 조직위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때부터 이어져 온 전례에 따른 것이라는데, 여론은 싸늘합니다. 전례를 따른다면, 오히려 더 독도를 넣어야 한 단 거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2007년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이미 독도가 그려져 있는 한반도기를 사용했거든요.
물론, 한반도기가 지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린 독도의 영유권 문제로 여기에 많이 민감하죠?
평창 올림픽에서 빠진 건 독도만이 아니었습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 국가대표' 노선영 선수가 빙상연맹의 행정착오로 출전 명단에서 빠지게 됐거든요.
개인 종목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만 팀 추월에 출전할 수 있는 규정을, 한심하게도 연맹이 놓친 겁니다. 연맹은 홈페이지만 봐도 확인할 수 있는 걸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확인을 했고, 지금도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습니다. 한 선수의 인생은 물론, 팀 추월 대표팀은 팀 전력 자체가 흔들리게 됐는데도 말이죠.
올림픽을 준비한 기간은 사실 10년이 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아홉 번 넘게 사용한 한반도기 모양 하나 확실하게 정하지도 못했고, 4년 동안 흘린 선수의 구슬땀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는데도 그저 변명하기에 급급하다니요.
올림픽은 선수와 국민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응원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대체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건지,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