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대 부부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은 항소심 공판에서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권혁중 부장판사)는 어제(21일) 오후 대전법원 316호 법정에서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38살 A씨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4월 충남 계룡 한 모텔에서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력을 행사할 것처럼 협박해 3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폭력조직 조직원인 A씨는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폭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지만, B씨를 성폭행 한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찰과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던 피해자 B씨는 남편과 함께 지난 3일 오전 0시 28분께 전북 무주 한 캠핑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B씨는 숨졌고, 남편(38)도 치료를 받던 중 숨졌습니다.
A씨는 이날 재판부가 "피고인이 개입된 부분으로 인해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며 심정을 묻자 "갑작스러운 일이라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언론보도나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사건에 이르게 된) 과정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거 같다"며 "도덕적으로 미안하지만, 법원 판결이 무죄가 나오면 그만한 사정이 있을 텐데 너무 몰아가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드리고 싶은 말은 탄원서 글을 통해 대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증거 등을 채택한 뒤 재판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4일 11시 15분 316호 법정에서 열립니다
한편 B씨 부부는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습니다.
유서에는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는 등 A씨를 성토하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