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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의정서` 로열티 지급하면 끝? 특허 출원시에도 주의해야

기사입력 2018-11-09 17:35


"나고야의정서 시행 이후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 등에서 특허를 심사할 때도 유전자원(원료) 출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특허가 무효화될 위험도 있습니다"
올해 8월 18일 나고야의정서가 정식 시행되면서 해외 수입 원료(유전자원)에서 얻은 추출물로 의약품이나 화장품을 만들던 국내 업체들이 '로열티 폭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나고야의정서에 따르면 이런 원료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한 뒤 상품화한 업체는 반드시 이익을 유전자원 제공자와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로열티만 지급한다고 끝이 아니다. 해외 특허 출원에 있어서도 잠재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어 국내 업체들의 준비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 ABS포럼: 나고야의정서 관련 특허 이슈 및 국내 대응'에서 발표를 맡은 이수정 특허청 사무관은 "많은 유전자원 제공국이 동물, 식물, DNA나 그 추출물 등을 이용해 발명한 제품의 특허 출원시 출처를 기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특허 출원자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로열티 지급만으로도 체계가 덜 잡혀 혼란스러운데 유전자원의 출처 공개의무까지 더해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현재 국내 화장품 업체의 약 5~10%가 해외 시장에 제품 특허를 출원하고 이 중 90%가 중국에 출원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들 업체가 화장품 원료가 된 유전자원의 출처를 기재하지 않거나 속일 경우 중국에서 특허 등록을 아예 못하거나 기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사무관은 "이렇게 각국이 집요하게 유전자원 출처를 표기하도록 하는 의도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다만 나고야의정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자국의 유전자원이 어떻게 발명되어 상품화되고, 수익을 내는지 추적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고야 의정서만으로는 유전자원 이용국이 자진신고하지 않는 한 제품의 상용화 여부, 이익 발생 여부를 알기 힘드니 강제 이행효과가 있는 '특허법'으로 규율해 로열티를 추징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이미 체계가 확립되고 바로 데이터베이스(DB)화 되는 특허법의 규율을 받으면 이제 초창기인 나고야의정서만 있을 때보다 더 광범위한 후폭풍이 있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순웅 정진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역시 "국내 바이오 기업이 미생물을 이용해 개발한 제품을 가지고 브라질에 특허를 신청했다가, 브라질 특허대리인으로부터 '미생물 자원이 브라질 것이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며 "국내에서는 출처 표기가 특허 요건이 아니지만, 해외 17개국이 요건화하고 있는 만큼 시장 진입의사가 있으면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특허 출원 쟁점과 관련해 국내 제약·바이오와 화장품 업체들도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중국 등 유전자원 출처 공개를 의무화하는 국가는 아예 피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천연물로 천식 치료제 등을 만드는 동화약품의 윤주병 수석연구원은 "쥐꼬리 방초처럼 국내 유전자원을 사용할 경우 출처를 위도·경도까지 표기해 분명히 공개하지만, 해외 유전자원을 사용할 경우 웬만하면 출처 공개를 안 하는 전략을 피고 있다"며 "개별 국가별로 특허법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케이스별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같은 경우 애초에 전략적으로 특허 진입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의 김태규 과장은 "국립생물자원관

의 지원 하에 나고야의정서와 관련된 문제에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유전자원 출처 공개가 특허 요건이 되면 해외 특허 출원일이 지연되고, 심사에 부담이 되고, 다량의 추출물에 대한 출처를 한꺼번에 공개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업계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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