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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전원책 한달만에 '해촉'…길 잃은 혁신

기사입력 2018-11-10 09:10 l 최종수정 2018-11-17 10:05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어제(9일) 결국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을 경질했습니다.

지난달 11일 비대위가 전원책 변호사를 조강특위 위원으로 선임한 지 30일 만입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삼고초려가 아니라 오고초려, 십고초려 중"이라며 전 변호사 영입에 공을 들이던 한국당이었습니다.

그러나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직접 데려온 전 변호사를 스스로 내친 꼴이 되면서 리더십에 심각한 상처가 난 것은 물론이고, 인적쇄신 등 갈 길 바쁜 당내 혁신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비대위가 전 변호사를 경질한 표면적인 이유는 전당대회 일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대위는 "예정대로 내년 2월 말에 전당대회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전 변호사는 "시간을 정해놓고 하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맞서 왔습니다.

기저에는 인적쇄신의 강도를 둘러싼 이견이 깔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과 전 변호사 모두 인적쇄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김 위원장은 "무조건 사람을 자르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에, 전 변호사는 "인적쇄신 완료 기한은 정해놓을 수 없다"에 각각 방점을 찍어왔습니다.

결국 두 사람, 나아가 비대위와 조강특위의 갈등은 전당대회 일정을 촉매제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특히 그저께 김용태 사무총장이 전 변호사 등 조강특위 외부위원들을 만나 전대 일정 등을 협의했지만 입장차가 분명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엇보다 비대위는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오후 3시 조강특위 회의 결과를 보고 해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전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잃을 게 없다. 자르려면 자르라"고 말하면서 전격적으로 해촉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전 변호사가 공개적으로 비대위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표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는 당내에 내년 2월 말 전대 개최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황에서 전 변호사의 '전대 연기론'을 묵과하는 경우 당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번 주 초·재선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전대 연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며 당내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당내에서는 전 변호사의 돌출적인 언행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습니다.

전 변호사는 '전대 출마 불가 12인' 명단을 언급하고, "고인 물은 썩는다", "경제민주화 강령을 받아들이고 빨간색으로 당색을 바꿔 당이 침몰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끝장토론 요구" 등 튀는 발언을 쏟아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전 변호사가 월권을 하고 있다", "평론가인가, 조강특위 위원인가",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는 비판이 고조됐습니다.

전 변호사의 해촉 결정에 당내 '당연한 결과'라는 여론이 적지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한국당이 '십고초려'를 한 전 변호사를 '셀프 방출'하면서 당내 혁신 작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제대로 된 혁신을 하겠다고 어렵게 영입한 외부 인사가 정작 '혁신의 칼'을 빼 들자 내친 모양새입니다.

일각에서는 전 변호사 경질로 조강특위의 본래의 역할인 인적쇄신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 변호사는 해촉이 된 이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년 2월 말 전당대회를 하려면 12월 15일까지 현역 의원을 잘라야 하는데 그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하다"며 "결국 한국당이 인적쇄신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향후 조강특위 활동 과정에서도 김 사무총장 등 내부 위원들과 외부 위원들의 힘겨루기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3명의 외부 위원 모두 전 변호사가 영입한 인사들입니다.

강성주·이진곤·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일단 전 변호사와 동반 사퇴를 하지 않고 활동을 마무리하겠지만, 당 지도부 입맛에 맞는 인사로 전 변호사의 빈 자리를 채울 경우 '비토'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진곤 위원은 어제 조강특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책임지고 조강특위를 마무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최대한 활동 기한을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조강특위 위원 추가 선임과 관련해 "당이 일방적으로 어떤 분을 보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정말 큰 실수다. 그분을 모시기 위해 전 변호사를 밀어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조강특위에 전례 없는 권한을 주겠다"며 전 변호사 영입에 각별한 공을 들인 김병준 위원장 역시 체면을 구겼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 변호사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한 방식을 놓고 외부 인사로서 정치력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2월 말까지 남은 4

개월 동안 김 위원장의 혁신 작업이 상당 부분 동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과 당원 동지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경위야 어찌 됐든 비대위원장인 제 부덕의 소치"라며 "당 혁신 작업에 동참해 주셨던 전 변호사께도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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