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더블헤더 1차전에는 ‘좋은 투수’를 내보내야 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29일 차우찬을 최충연보다 먼저 내보낸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하루 2경기는 연속성이 크다. 1차전의 ‘내용’이 2차전에 영향을 끼친다. 선수들의 건강관리는 가장 중요하다. 야수도 힘이 들지만 무엇보다 불펜 자원을 아끼면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7위 삼성은 잔여 7경기를 다 이길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KIA, SK의 부진이 길어진다면 좀 더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삼성은 30일 대구에서 KIA와 맞붙는다. 29일 NC와 더블헤더를 싹쓸이 하고 KIA마저 이길 경우 승차는 1경기로 줄어든다.
삼성에게 2승이 아닌 2패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첫 경기부터 잡아야 하나 하루 2경기 운용의 묘를 짜야 한다. 때문에 차우찬을 먼저 내보냈다.
↑ 차우찬이 29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그는 탈삼진 7개를 잡았으나 무려 10실점을 하며 조기 강판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류 감독이 차우찬에게 바란 건 7이닝이었다. 차우찬은 후반기 8승 1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고 있다. 최소 6이닝 소화였다. 최근 3경기에는 7이닝(11일 NC전)-7⅓이닝(17일 LG전)-6⅔이닝(23일 두산전)이었다. 평소대로만 해주면 됐다.
차우찬은 1회 2사 3루서 테임즈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로 선제 실점을 했지만 3회까지 잘 버텨냈다. 5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기도 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많았다. 3회까지 67개의 공을 던졌다. 플카운트 접전이 많았다.
3이닝 1실점에도 뭔가 불안했다. 그리고 그 우려는 4회 현실로 이어졌다. 안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 손시헌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시켰으나 NC 타자들은 차우찬의 몰린 공을 놓치지 않았다.
김태군의 초구 적시타를 시작으로 이종욱, 박민우가 연속 안타를 때렸다.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고서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으나 이번에는 장타였다. 테임즈의 2루타, 권희동의 안타, 그리고 모창민의 홈런까지. 차우찬은 4회에만 안타 7개와 볼넷 2개로 무려 9실점을 했다.
0-1의 스코어는 순식간에 0-10.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간 차우찬(3⅔이닝 10실점)의 투구수는 98개였다. 후반기 첫 조기 강판이다. 지난 7월 7일 LG전(2⅓이닝 9실점) 이후 가장 부진했다. 차우찬 카드로 기선을 제압하려던 삼성의 계획도 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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