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문' 유출 누가?…청와대, '최순실 연설문' 파장에 색출 나서
↑ 최순실 연설문 / 사진=MBN |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대체 누가, 왜 유출한 것인지에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최씨의 사무실 중 한 곳에서 입수한 컴퓨터를 통해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 등 공식 연설과 국무회의 발언, 대선 유세문과 당선 소감문 등의 원고 44건을 사전에 받아본 것으로 확인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보도는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최 씨 의혹이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 '호가호위'한 최 씨 개인 비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청와대 기존 입장과 달리, 최 씨가 청와대와 직접 연결됐을 것이라는 정황을 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됩니다.
특히 최 씨가 미리 받은 것으로 보도된 문건들을 보면 공개 연설문이나 회의 모두 발언은 물론 취임 전 2012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의 각종발언 자료들이 포함돼 있어 핵심 인사가 유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2012년 8월 고(故)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한 유족대표 인사말이나 같은 해 12월 4일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 준비자료와 같은 내부 문건까지 최 씨에게 사전에 파일 형태로 전달됐다는 것이 뒷받침하는 대목입니다.
따라서 연설문 등을 최 씨에게 건네준 장본인은 청와대에서 연설문 작성과 수정 등에 관여하는 핵심 참모이면서, 당선 전부터 박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던 인사일 개연성이 있어 보입니다.
청와대는 부속실과 연설기록비서관실, 연설문 작성 과정에 관여했던 전직 참모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씨 소유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발견된 국무회의 말씀 자료의 작성자 아이디를 확인한 결과 '청와대의 대통령 최측근 참모'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모 일간지는 온라인 기사에서 이 참모의 실명을 전했다가 그 기사를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만약 이 참모가 연설문 등을 사전에 최 씨에게 보내준 것이 맞는다면 박 대통령이 이 사실을 인지했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인지 여부에 대해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로서 박 대통령이 과거 이끌던 구국여성봉사단, 육영재단 등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혹보도가 사실이라면 측근 인사가 따로 최 씨 부탁을 받아 박 대통령 모르게 유출했을 가능성도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과거 2007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부터 2012년 대선 때까지 공식캠프 외에 '삼성동팀', '논현동팀', '강남팀' 등으로 불리는 비선조직을 가동했다는 소문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권 초기 심각한 인사 난
언론에 보도된 유출 문건들의 작성 시점이 2012년부터 2014년 초라는 점에서 청와대 참모 진용이 제대로 가동된 2014년 중반부터는 최 씨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됐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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