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점에 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장 비싼 한국 작가' 김환기(1913~1974) 작품이 시작가 300만원에 출품돼 화제가 되고 있다. 1956년 프랑스에 도착한 김환기가 파리의 한 공원에서 마로니에 나무를 스케치한 '파리공원에서'(44x32cm)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25일 마감되는 케이옥션 온라인 사랑나눔경매에 나왔다. 펜으로 종이에 그린 세밀화로 그간 봐왔던 전면 점화나 달항아리 그림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언뜻 습작 드로잉 느낌을 풍기는데, 초록빛 싱그러운 색감과 공원 가로등 불빛이 함께 어우러져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명자 현대화랑 사장이 출품한 작품으로 300만원에서 시작돼 며칠 만에 1100만원까지 올랐다. 마감일인 25일(오후 4시)까지 경합이 지속돼 응찰가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추정가는 1500만원에서 2500만원.
단색화 거장인 정상화 화백이 최근 그려 직접 출품한 6호짜리 하늘색 추상 회화 작품도 눈길을 끈다. 500만원에 시작돼 19일 현재 가격이 2450만원이다. 추정가는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올해 10회째인 케이옥션의 사랑나눔경매는 평소 갖고 싶었으나 가격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유명 작가의 작품도 구입하고, 기부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경매다. 2008년 시작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년째 열리는 비결에는 위탁자와 구매자가 모두 만족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탁자는 낙찰가의 절반을 가져가고 절반은 한국메세나협회에 기부한다. 기부한 절반에 대해서도 영수증 처리가 가능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명작을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케이옥션은 지속적인 사랑나눔경매로 지난해 한국메세나대상 창의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총 기부액이 12억원이 넘는다.
이번에도 80여점의 작품(추정가 4억원)이 나왔다. 박명자 사장과 정상화 작가 뿐 아니라 김창열, 이왈종 등의 작가도 직접 작품을 냈다. 김창열은 20호 크기의 '물방울' 작품(추정가 3000만~4000만원)을, 이왈종은 '제주생활의 중도'(1500만~2500만원)를 각각 출품했다. 정유년을 맞이해 닭과 모란을 소재로 그린 운보 김기창의 '닭'(추정가 1000만
경매는 케이옥션 홈페이지(www.k-auction.com)에서 응찰 마감 전까지 24시간 가능하다. 전시는 25일까지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 25일 오후 4시부터 10점씩 5분 간격으로 마감된다.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