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김정남 시신에서 검출된 불법 화학무기, VX 가스가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외교관이 개입해서 외교행낭이라는 큰 주머니 안에 넣어서 밀반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박통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김정남 시신에서 검출된 VX는 신경작용제 중에서도 최악의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입니다.
UN은 19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에서 VX의 개발과 생산,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 저스틴 아놀드 / 앨라배마 대학교 교수
- "처음에는 농약으로 개발됐어요. 워낙 치명적이라 지금은 군사적 용도 외에 쓰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VX는 어떤 경로로 말레이시아에 들어온 걸까.
가장 가능성이 큰 건 외교행낭을 통한 반입입니다.
그 중심에는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외교관인 현광성 2등 서기관이 있습니다.
문서나 서류를 넣는 용도로 사용하는 외교행낭은 국경 통과 시 제3국 관계자가 내용물을 볼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에 보낸 공문이 현광성에 대한 수사 협조 요청서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압둘 사마 마트 / 말레이시아 지방경찰청장
-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화학 무기 담당 부서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추정하는 북한의생화학 무기 보유량은 2,500톤, 운영 중인 화학무기 생산과 거점 기지는 스무 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생화학무기는 핵이나 미사일과 결합해 더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경계수위도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