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5조1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일부 펀드 운용을 스타급 펀드 매니저가 아닌 알고리즘 기반의 인공지능(AI)에 액티브 펀드를 맡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은 액티브 펀드에서 펀드 운용 인력을 감축하고 인공지능(AI)에 의한 펀드 운용을 골자로 한 주식 사업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액티브 펀드란 경험이 펀드 운용 경험이 많고 성과가 뛰어난 매니저가 직접 투자 종목을 선정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80억달러 규모의 액티브 펀드 가운데 60억 달러를 수학적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한 새 퀀트(quant) 투자로 운용하고 20억 달러는 채권 펀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새 퀀트 전략 이동을 강조하기 위해 '어드밴티지' 라는 브랜드를 신설한다.
블랙록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양적 분석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펀드 매니저들이 대차대조표를 들여다보고 특정 종목에 투자할지 결정했다면 이제는 인공위성 사진에 나온 월마트 매장 앞에 주차된 차량 수를 AI가 분석해 주식을 매입하라고 권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블랙록의 액티브 펀드 종목선정 펀드 매니저 53명 가운데 존 코일, 뮤랄리 발라라만 등 스타급 펀드 매니저를 포함한 7명이 회사를 떠나게 됐으며 일반 직원 수십 명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들은 지난 2012년 블랙록이 액티브 투자 부흥을 위해 영입된 톱 매니저, 애널리스트들이다. 블랙록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009년 공격적 인수합병를 통해 운용자산이 5조달러 대에 올라선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블랙록이 구조조정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투자자들이 액티브 펀드에서 대거 빠지고, 시장 추이를 따라가면서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 펀드(ETF) 쪽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액티브 펀드는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운용하지만 최근 블랙록의 액티브 주식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년간 4%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때문에 지난해에만 블랙록의 액티브 펀드에서 200억 달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정보의 민주화로 액티브 펀드운용이 한층 어려워졌다. 우리는 생태계를 바꿔야 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지수, 퀀트와 전통 투자전략에 기반을 둔 모델에 기대야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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