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병(未病)'이란 병은 아니지만 병이 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질병으로 발전하기 직전의 증상들을 일컫는다. 주요 미병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분노, 만성피로, 수면장애 등이 있다. 이는 잦은 야근, 과도한 업무, 불규칙한 식습관에 의해 건강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직장인들이 주로 겪는 증상이다.
건강•의료 전문 미디어 매경헬스는 이와 같은 미병 증상을 인지하고 적극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국민 건강증진 캠페인 '미병(未病) - 건강하지 못 한 자(이하 미병 캠페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직장인들의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한 건강 웹툰 '올웨이즈(ALWAYS)' 연재가 주축이 되고 있다. 정부기관, 대학병원, 기업 등 30여 곳이 웹툰 연재 등을 통해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매경헬스는 이번 캠페인의 의료자문 역할을 맡은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와 함께 대표적인 미병 증상인 분노, 만성피로에 대해 집중 조명해봤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미병 증상 '분노'
누구나 한 번쯤 살면서 분노를 겪는다.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화날 때 분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분노를 나타낸다면 질병의 전조 증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분노를 제어하지 못 한 채 우발적으로 범죄를 일으키는 사례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술에 취한 채 말다툼을 벌이다가 동료를 살해한 범죄, 평소 느린 인터넷 속도에 불만이 많아 집으로 방문한 인터넷 기사를 칼로 찌른 사례 등은 사회적 충격을 가져다 준 바 있다.
우발적 범죄는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발생한 폭력 범죄 가운데 약 37만 건이 우발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살인, 살인 미수도 40%에 달했다.
분노 조절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 비율도 높다. 보건복지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평균 1만여 명에 달한다.
학계에서는 경쟁 사회에 내몰린 이들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교에서 또는 직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누적된 불만, 스트레스 등을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안정한 삶까지 겹치면서 분노 증상이 극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를 극단적이고 폭력적으로 표출해 우발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분노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취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 예방에 적극 나서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나쁜 일들을 원만히 해결하려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우울하거나 화가 자주 난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 및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기 때부터 이러한 분노 증상이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하는 만큼 일찌감치 예방적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일 경우 꾸준한 관심과 대화를 통해 청소년기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청소년기에는 가정문제, 학업 스트레스, 교우관계 등으로 우울증이 생기기 쉬우므로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영화보기, 외식하기, 공원 걷기 등 가족이 함께 하는 활동도 많은 도움이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미병 증상 '만성피로'
직장인들이 살면서 꼭 겪는 증상 중의 하나가 바로 피로감이다. 문제는 이같은 증상이 수개월 동안 지속됐을 때다. 피로는 보통 휴식을 취하면 개선된다. 그러나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 체중 감소와 우울·불안, 수족냉증, 어지럼증, 호흡곤란, 흉통·복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우울감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를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는다. 아울러 바이러스 감염을 포함한 각종 감염증, 신경호르몬계 이상, 신경전달물질 분비 이상, 미량영양소 부족, 독성 물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 개선을 위한 생활습관 교정으로는 먼저 충분한 수면 유지를 꼽을 수 있다. 적어도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어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도 중요하다. 가벼운 산책이나 취미 생활 등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활동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들어 점진적 유산소 운동이 만성피로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만큼 이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다. 방법은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주 5일 동안, 1일 10분 씩 진행하는 것이다. 이후 천천히 5분 씩 단계적으로 늘려가며 30분 이상이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도중에 피곤함이 생기면 다시 운동량을 줄이는 등 능동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운동은 비타민 D 합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급적 야외에서 하는 것이 좋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하루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갖도록 한다. 음식은 정제되지 않은 곡류를 주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과 미네랄
다만 가공식품, 카페인이 든 음료수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8~10잔의 물을 마셔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연과 절주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도움말 =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원진재 매경헬스 기자 [ wjj12@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