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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축소` 직격탄 맞은 방카슈랑스

기사입력 2017-09-13 17:44 l 최종수정 2017-09-13 19:40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 시장이 비과세 혜택 축소와 정부 규제 때문에 계속 위축되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후 대비용 보험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비중을 늘리기 위해 방카슈랑스 사업을 키우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영업 창구에서 팔 수 있는 보험 종류와 판매 비중, 인력 제한 등 정부 규제가 "14년째 그대로"라며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정부의 반응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 규모는 지난 4월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6444억원이던 총 초회보험료(보험 가입 1회차 보험료)는 3월 1조1450억원으로 잠깐 치솟았지만 4월(6874억원)부터 5월(5051억원)까지 계속 줄어들더니 6월(4524억원)에는 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가장 최근 통계인 6월 실적만 놓고 보면 지난해 6월(6927억원)보다 34%나 줄어든 것이다.
매달 꾸준히 6000억원대를 유지해온 방카슈랑스 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개정 세법이다. 당초 월 납입금 한도와 상관없이 월 적립식 저축성보험 가입자에 대해 전체 적립액의 15.4%인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준 기존과 달리 월 납입액 150만원까지의 보험 계약만 비과세 혜택을 주고 한 번에 보험료를 다 내는 일시납 계약의 비과세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1억원 이하로 반 토막 낸 것이 골자다. 3월에 갑자기 보험 가입이 급증한 것도 바뀐 제도를 피하려는 '막차' 수요가 몰린 결과다. 하지만 한 달만 반짝 실적이 뛰었을 뿐 이후 하락세를 이어간 탓에 올해 상반기 전체 방카슈랑스 시장 규모는 5조원 초반대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조원 줄었다.
저축성보험 규제가 방카슈랑스 시장 축소를 불러온 이유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할 수 있는 보험 종류가 저축성보험뿐이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 시행령에서는 은행에서 취급 가능한 보험상품을 개인연금보험·장기저축성보험으로 한정하고 종신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은 막고 있다. 일반 보험대리점의 경우 별다른 판매 제한이 없는 것과 비교된다. '저축성보험이 안 팔리니 다른 보험을 취급해 시장을 키우자'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국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현행 방카슈랑스 규제는 2003년에 만들어진 후 14년째 그대로라 시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은행연합회는 새 정부 출범을 맞아 "방카슈랑스 규제를 대폭 완화해달라"고 공식 제안했다. 종신보험 등 저축성보험 이외에 다른 보험도 팔 수 있도록 허용하고 25%룰 폐지도 요구했다. '25%룰'이란 은행 한 곳이 1년간 판 보험판매금액 가운데 특정 보험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제다.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은행에서 물량 밀어주기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지만 이 때문에 소비자가 많이 찾는 인기 상품인데도 판매 한도를 채우면 더 팔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게 은행업계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 정부의 대응은 없는 상황이다. 기존 설계사 조직의 반발을 걱정하는 보험업계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점포별로 보험 판매를 맡는 직원 수는 최대 2명까지만 가능하고 판매 장소 역시 오프라인 점포나 인터넷 홈페이지로 한정돼 있다. 직접 고객을 찾아가거나 특정 고객에게 이메일 등을 보내 상품을 안내하는 것도 안 된다. 이에 따라 방카슈랑스 영업 확대로 수수료 수익을 늘리려던 은행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1분기보다 은행별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 <용어 설명>
▷ 방카슈랑스 : 프랑스어인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은행이 보험회사 대리점 자격을 얻어 보험상품을 파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는 2003년 도입됐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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