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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030은 EDM 페스티벌에 열광하는가

기사입력 2018-06-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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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컬처 DNA] 울트라 코리아 2018에 없던 4가지
지난 9일 밤 서울시 전역에는 비가 내렸다. 폭우는 아니었지만 밖에서 뛰어놀 만한 환경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울트라 코리아 2018'이 열린 서울시 송파구 종합운동장에 모인 수만명의 20·30대는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흥에 취해 체력 조절을 못한 탓에 구급차에 실려가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무엇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몸살조차 잊고 EDM 페스티벌서 놀게 하는가. 이는 EDM 축제에 어떤 것이 많아서라기보다는 한국 사회에 과잉된 4가지가 없어서로 보였다.
1) No 편견
울트라 코리아에는 편견이 없다. 튀는 옷을 입었다고 지적하는 꼰대도 없다. 관객들이 제각기 개성을 극대화하는 의상으로 꾸미고 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날 토끼와 거북이 커플, 마리오·루이지·요시 트리오, 탈춤패, 천사, 상의 탈의족 등 다양한 코스튬플레이를 볼 수 있었다. 퀴어페스티벌에 가도 노출이 심한 의상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울트라 코리아에서는 축제 반대 집회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하다.
각양각색의 의상을 착용한 울트라 코리아 관객들이 하늘로 솟아는 폭죽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울트라 코리아
↑ 각양각색의 의상을 착용한 울트라 코리아 관객들이 하늘로 솟아는 폭죽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울트라 코리아

2) No 키즈
울트라 코리아에는 애들이 없다. 만 19세 이상만 입장할 수 있어서다. 아이가 없어서 좋은 건 단지 칭얼거리는 소리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은 아니다. 괜찮은 어른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을 털어버리고 순수하고 유치한 자기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DJ들은 자기 검열 없이 온갖 욕설을 섞어가며 관객 호응을 유도한다. "손 들어"라고 외쳐도 되는 걸 굳이 "빌어먹을 손 들어"라며 리듬을 맞춘다. 라인업 중 가장 대중적 인기가 높은 체인스모커스도 예외는 아니다. 입이 거친 선생님들의 지휘에 따라 몸을 웅크렸다 점프를 했다 박수를 치다 보면 스트레스가 3개월치쯤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는 체인스모커스. /사진 제공=울트라 코리아
↑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는 체인스모커스. /사진 제공=울트라 코리아

3) No 완급조절
울트라 코리아 참여 DJ들은 흥에 있어서 완급조절을 하지 않는다. 한번 즐겁게 뛰었으면 한번은 쉬어가는 여타 아티스트들과 달리 절정에 절정을 이어가는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것이다. 기자가 참관한 9일 메인스테이지에서는 8팀의 DJ가 공연을 펼쳤는데 아티스트마다 곡 진행 패턴은 거의 유사했다. EDM에서 '기승전결'에 해당하는 '도입부, 빌드업, 드롭, 브레이크다운'을 반복하면서 관객을 끝이 안 보이는 롤러코스터에 태웠다. 관객들은 '브레이크다운' 부분에서 잠시 쉬다가도 '드롭'부로 들어가기 전 "3, 2, 1"을 외치는 DJ의 카운트다운에 한결같이 흥분했다.
관중의 '신앙심'을 시험하듯 오후 8시께 서울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침 메인 스테이지 무대에 오른 건 2000년대 전자음악 부흥을 이끌었던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출신 스티브 안젤로. 관객들은 비를 피할 처마와 우의를 찾아 잠시 헤맸지만 이내 잔디밭으로 뛰쳐나와 그가 만드는 리듬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가 '위 캔 네버 다이(We Can Never Die·우리는 절대 죽지 않아)'라고 노래할 때 관객들은 마음가짐을 되새기듯 떼창(큰 무리의 구성원이 같은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어 9시30분께 모두가 기다렸던 체인스모커스가 등장하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이들에게 빌보드 싱글 차트 12주 연속 1위를 안겨준 '클로저(Closer)'부터 콜드플레이와 협업으로 유명한 '섬띵 저스트 라이크 디스(Something Just Like This)'까지 보다 강렬한 편곡으로 선보이며 잠실벌은 11시까지 뜨겁게 불타올랐다.
울트라 코리아 2018에서 체인스모커스가 공연을 펼치자 수만명의 관객이 호응하고 있다. /사진 제공=울트라 코리아
↑ 울트라 코리아 2018에서 체인스모커스가 공연을 펼치자 수만명의 관객이 호응하고 있다. /사진 제공=울트라 코리아

4) No 현금
올해 울트라 코리아 주최 측은 공식 화폐를 BC카드와 티머니로 한정 지었다. BC카드가 없는 사람은 공연장 중간에 마련돼 있는 티머니 부스에서 카드 충전을 한 후 상품을 결제할 수 있었다.
이미 대다수 한국인이 신용카드 사용을 선호하긴 하지만 이렇게 한 공간에서 현금 결제를 완벽히 통제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근 미래에 실현될 현금 없는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인기 많은 푸드 트럭 앞에서도 장시간 대기하는 수고가 없었던 것이다. 손으로 거스름돈을 세는 작업이 불필요해진 덕분이다. 향후 삼성페이,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다양한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한 후 울트라 코리아처럼 현금 결제를 통제하는 사례가 더 많아질 것임은 자명하다.
■ 3일간 18만명…역대 최고 관객수 경신
이번 울트라 코리아는 지난 8~10일까지 3일간 열렸으며 18만명가량 참여했다. 이는 울트라 코리아 역사상 최고 관람객 수. 이틀간 열

렸던 2012년 1회 공연에 7만5000여 명이 몰렸던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마치 이 노래가 끝나면 세상이 끝날 것처럼 춤추는 욜로(YOLO)족 청년들, 그리고 흥에 있어서라면 완급조절을 모르는 DJ들이 있기에 한동안 EDM 열풍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창영 문화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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