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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형 선고 받은 한진그룹 모녀…집행유예 왜?

기사입력 2019-06-13 14:47 l 최종수정 2019-06-13 16:38


한진그룹 모녀(母女)가 명품 밀수 등 관세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집행유예로 구속은 면했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오창훈 판사는 13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480만원을 선고했다. 또 6300여만 원 추징,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70)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의 범죄를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불리는 항공보안법 위반죄 등에 대한 집행유예 기간 중 발생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해 각 각 판단했다.
조 전 부사장이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저지른 관세법 위반 범행 203건중 48회는 집행유예 기간중 나머지는 그 외 기간에 발생했다. 오 판사는 집행유예 기간중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벌금형, 그 외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형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하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해 이 같은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 된다. 오 판사는 "비록 집행유예 기간중 벌인 범죄지만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범죄와 다른 성격이고, 범행횟수, 범칙금액, 동종 유사사건의 양형 사례에 비춰 벌금형에 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전 이사장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에 관세상당액 전액을 변제하고, 밀수품도 자가소비용으로 판매차익을 남겨 유통질서를 교란시킬 의도가 아니었다"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오 판사는 한진그룹 모녀의 관세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사회적 비난과 법적 처벌은 구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판사는 "피고인들은 대한항공에 대한 지위 없이 대기업 회장의 가족이란 지위를 이용해 기업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직원들을 범행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면서도 "형사재판에서 형량을 정할 때 피고인들의 행위가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정을 완전히 도외시할 수 없겠지만 책임주의 원칙에 따라 '범죄행위자에 대한 비난가능성' 보다는 '범죄행위 자체에 대한 비난 가능성'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이 사람에 따라 사건에 따라 자의적으로 적용된다면 그 폐해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음을 늘 경계해야 한다"면서 " 피고인들의 사회적 지위 자체를 양형요소로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범죄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춰 양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모녀가 대한한공 직원을 도구적 존재로 취급했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자기반성, 기업 내에서 법규를 지키려는 노력, 이를 감시하는 제도의 정착, 강자의 횡포에 당당히 맞서려는 용기 등 기업과 사회 내의 시스템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오 판사는 모녀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대한항공 직원 2명에 대해서는 "피고인(모녀)들이 저지른 범죄행위의 피해자가 아니고 범죄행위의 공범"이라면서도 "생계의 원천인 직장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지시를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직원들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명품 의류와 가방 등 시가 88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202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이사장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지사를 통해 도자기·장식용품·과일 등 37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46차례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이사장은 2014년 1∼7월 해외에서 자신이 직접 구매한 3500여만원 상당의 소파와 선반 등을 마치 대한항공이 수입한 것처럼 허위로 세관 당국에 신고한 혐의도 있다.
[인천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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