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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당신을 닮은 아이, 언제까지 외면하실건가요.
MBN이 돌봄 책임을 외면하는 나쁜 부모의 자화상을 연중기획으로 다룹니다.
필리핀 여성과 한국 남성에서 태어난 이른바 '코피노'는 3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하죠.
대부분의 남성이 양육비를 대지 않고, 다른 국가에서조차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첫 순서, 해외 독박 양육자들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안병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SNS를 통해 접근해 온 낯선 남성, 여자친구가 돼달라며 만남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코피노 양육자 A
- "그는 저를 좋아한다고 했고, 실제로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여자친구가 돼 달라고 했죠."
필리핀 현지에서 3주 동안의 짧은 사랑을 나누고, 그녀는 여자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6살, 고등학생이었습니다.
▶ 인터뷰 : 코피노 양육자 A
- "저는 미성년자였어요. (임신 후) 다른 여자가 저를 괴롭히기도 했어요. 그녀도 그 남자의 아이를 가졌거든요."
아이 아빠는 결혼을 약속했고, 차와 집까지 사주겠다고 했지만, 끝내 다른 여성과 가정을 꾸리고 잠적해 버렸습니다.
다른 코피노 양육자는 자식에게 강제된 외로움에 절규합니다.
▶ 인터뷰 : 코피노 양육자 B
- "내 감정을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 남자에게 매우 화가 나요. 그는 자신의 딸을 완전히 등졌거든요."
이런 피해는 동남아 여성에게 집중된 걸로 알려졌는데, 최근 브라질 등 해외 곳곳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일부는 친자 확인 국제 소송을 준비 중이고, 지난 2014년 첫 승소 판결도 나왔지만, 실제 양육비를 받을 확률은 낮습니다.
▶ 인터뷰 : 구본창 / '배드파더스' 대표
- "(2014년 코피노 친자 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건은 양육비를 못 받았습니다. 이행을 안 하더라도 코피노 아빠에게 특별한 불이익이 없다 보니까. 법원에서 주라고 판결해 봐야 그 판결문이 휴지 조각인 거죠."
하지만 양육 책임을 가볍게 여기는 현주소에서 소송전은 끝나지 않을 거란 게 법조계 진단입니다.
▶ 인터뷰 : 이종준 / 변호사
- "후진국 여성들에 대한 한국 남성들의 책임 의식이 상당히 부족하거나 결여돼 있는 걸로 보이는데…."
수많은 나쁜 부모의 자화상, 여기에는 어딘가 그들을 닮은 아이의 얼굴도 겹쳐있습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정상우 VJ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