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등 주요국 올해 성장률 전망 잇단 하향
한국은 4%대 유지
한국은 4%대 유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가중,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그동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부채 급증과 부실 확대 우려 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가 여러 악재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위기에 빠지는 '퍼펙트 스톰'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면서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일상 회복을 위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준비 중인 각국의 경계 대상입니다.
당장 눈앞에 닥친 것은 에너지 대란입니다. 중국은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는 등 몸살을 앓고 있어 반도체, 자동차 부품, 스마트폰 부품 등의 글로벌 공급망도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는 계속 뛰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 오른 배럴당 80.52달러로 마감해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8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하루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가와 전기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공급망 위기로 세계 경제가 회복 경로를 이탈하는 퍼펙트 스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원자재와 에너지발 물가 상승에 따른 생산과 소비 위축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까지 더해져 경제 성장세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12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9%로 3개월 만에 0.1%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고 내년 전망치는 4.9%를 유지했습니다.
IMF는 올해 선진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6%에서 5.2%로 낮췄는데 미국(7.0%→6.0%), 독일(3.6%→3.2%), 일본(2.8%→2.4%) 등의 하향 조정폭이 컸고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8.0%로 0.1%포인트 내렸습니다.
한국도 대외 환경 악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올라 10월 첫째 주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1천654.4원으로 전주보다 8.7원 상승했고 소비자물가는 9월(2.5%)까지 6개월째 2%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이유로 코로나19의 확산과 방역조치의 장기화, 원자재 수급과 물류 불안을 꼽았습니다.
국내외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더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화 가격도 약세입니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경제 불안에 따라 12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9월 28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미국에서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고, 헝다 그룹 사태 등에 따라 중국 부동산 부문의 부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금융 부문의 퍼펙트 스톰 대비를 주문했습니다.
정 원장은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을 거론하며 "상호연계성과 상승작용으로 인해 파급력이 증폭하는 퍼펙트 스톰이 생길 수 있으므로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퍼펙트 스톰은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상당히 어려운 시기가 올 것 같다"
이런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4.3%)는 유지해 정부(4.2%)와 한은(4.0%)의 전망치보다 높습니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유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