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엔 그곳에 가야 한다
화성 우음도(牛音島) 가는 길
연말 잔잔한 위로 전하는 풍경
화성 우음도(牛音島) 가는 길
연말 잔잔한 위로 전하는 풍경
↑ 화성 우음도의 갈대 습지 |
우음도(牛音島), 바람 부는 날엔 그곳에 가야 한다
우음도. 섬의 생김새가 소를 닮아서 혹은 바람이 불 때면 먼 육지로부터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원래는 섬이었지만 시화호 간척지 개발로 육지로 바뀐 곳이다. 이젠 송산그린시티 건설로 인해 머지않아 흔적도 없이 사라질 아쉬운 풍경이다.↑ 시화호 물막이 공사로 육지가 된 섬들 |
개발을 목전에 두고 마지막 숨을 고르고 있는 우음도가 놓치지 말아야 할 풍경이 된 것은 광활한 갈대 습지 덕이다. 우음도는 약 18억 년 전이라는 가장 오래된 지질명소로, 전망대가 우뚝 선 원래의 우음도로 가기 위해선 공룡알 화석산지를 지나야 한다. 이곳은 알려졌다시피 요즘 표현대로 ‘뷰 맛집’이다. 조금 과장을 해서는 ‘한국의 세렝게티’라고 명명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 그 사이로 드문드문 한 그루씩 우뚝 서 있는 나무들은 더 이상 없을 세상 풍경을 만들어낸다.
↑ 한국의 세렝게티라 불리는 우음도 갈대습지 |
시화호 물막이 공사로 육지가 된 섬들 사이로 이어진 탐방로는 공룡알 화석산지 유적으로 안내하지만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산책로다. 우음도 근처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은 세계적 규모로 평가받는다.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의 공룡 집단 서식지로 추정되고 있는 이곳에서는 공룡알 둥지 화석 30여 점과 200여 개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됐다.
↑ 공룡알 화석산지 |
↑ 갈대습지 |
이제 곧 사라질 우음도 풍경
우음도 초입에는 공사가 한창이고 그 옆으로 우음도 지질명소 탐방안내센터인 에코락이 있다. 우음도는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 전곡항 층상응회암 등과 함께 화성지질공원의 중요한 스폿으로 가장 오래된 암석이 있는 곳이다. 우음도 서쪽에는 선캄브리아시대의 변성암이 넓게 분포하고 이를 뚫고 들어간 중생대 화강암이 다양한 크기의 암맥으로 나타난다.우음도는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둘레길을 걷는 것도 좋다. 시화호 방향으로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은 거대한 평원을 이루고 그곳의 풍광을 감상하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끔 창공으로 연을 날리거나 패러글라이딩 같은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만나 볼 수 있다.
↑ (좌)송산그린시티전망대 (우)연 날리는 사람들 |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 위치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공룡로 659 운영 시간 동절기 10:00~17:00(월요일 휴관)
우음도 위치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1262
송산그린시티전망대 위치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산1-38 운영 시간 10:00~17:00(토·일요일 휴관)
빼놓을 수 없는 화성의 바다, 궁평항과 전곡항
↑ 궁평항 피싱피어 |
사진작가들이 특히 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가 궁평항인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해안과 갯벌 등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어 궁(宮)에서 관리하던 땅이 많았고 그래서 ‘궁평’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그러한 명성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크고 작은 어선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바다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이 사시사철 몰려든다.
↑ 궁평항 수산시장의 명물인 튀김 푸드트럭 |
전곡항은 서해에서는 드물게 밀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항구다. 전국 최초로 레저어항 시범지역에 선정된 다기능 테마 어항으로 요트와 보트 등의 수상 레저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다. 파도가 적고 3m 이상의 수심을 유지하는 수상 레저의 최적지로 꼽힌다. 매년 이곳에서 국제보트쇼가 열리는 것도 이 같은 조건 때문이다.
↑ 해무에 휩싸인 전곡항 |
서해랑 케이블카가 놓이면서 전곡항에서 감상할 수 있는 풍경의 백미는 훨씬 많아졌다. 서해랑 케이블카에서는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아름다운 바다 경관을 볼 수 있고, 특히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에서는 신비한 갯벌과 갯골의 모습을 바로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
↑ (위)전곡항 요트마리나 (아래)서해랑 전곡정류장의루프톱 테라스 카페 호연담 |
Healing Spot
화성의 자연을 가꾸는 비봉습지공원 비봉습지공원은 시화호로 유입되는 개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삼화천과 동화천, 반월천이 만나는 지점에 조성한 인공습지다. 갈대와 부들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통해 수질을 정화하고 깨끗해진 물이 시화호로 흘러 들어가게 만드는, 자연정화 시스템으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습지다. 경관보다 기능을 중시한 습지공원으로 조성됐지만 서수원에서 20분, 안산 상록구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이웃 도시인들도 드라이브 겸 산책 코스로 애용하는 곳이다.↑ 비봉습지공원 |
위치 경기도 화성시 새솔동운영 시간 10:00~18:00(월요일 휴장)
↑ 비봉습지공원 |
공사가 중단된 한쪽 건물은 지붕도, 문도 없고, 노출 콘크리트 벽과 벽 사이에는 나무와 풀이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다. 짓다 만 찜질방을 재활용해 소금방, 녹차방, 맥반석방 등으로 사용됐던 방들은 그 모습 그대로 야외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술관은 크게 실내 전시장과 야외 전시장, 그리고 아트박스, 쇼박스, 드링크박스 등 세 개의 컨테이너가 놓인 루프톱으로 구성돼 있다.
↑ 소다미술관 |
↑ 소다미술관 |
위치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 효행로 707번길 30
운영 시간 수~일요일 10:00~18:00(월·화요일 휴관)
[글과 사진 이상호(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