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없는 완벽한 마스터피스 ‘관계’와 ‘사랑’에 대해 다룬 작품 중 단연 발군이다. 여느 애니메이션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 영화는, 의인화한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뻔한 결말과 익숙한 서사를 피한 감독은 대사 없이도,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지를 잘 알고 있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
미국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 사 라 바론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로봇 드림’은 꿈같은 일상과 우정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 영화로,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라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 칸에도 노미네이트되며 ‘엘리멘탈’, ‘스파이더맨: 어 크로스 더 유니버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애니메이션 명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실사 영화를 찍어온 감독의 첫 애니메이션 작품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작화와 서사 모든 면에서 높은 완 성도를 자랑한다. 영화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관계’의 속성을 현실적으로 다룬다. 두 주인공은 황당할 만큼 어이없는 방식으로 이별을 겪고,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헤어짐이 주는 상실감으로 괴로워하다, 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 그러다 재회한 상대를 만나는 일 같은 각자의 삶에서 한 번쯤 마주했을 아련한 감정을 건든다. 과거 의 상대에게 돌아가는 대신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는 성숙한 어른의 애도 방법이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는 것.
↑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
↑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