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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 김신아) |
우리집 식탁 위 풍경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건 가족 구성원들의 건강 문제도 있었지만, 비단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 엔데믹을 기점으로 많은 것이 과거와 같은 상태로 회복되고 있지만, 반면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분야 중 대표적인 것이 식품 소비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식품 산업 전반과 개인의 장바구니 사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가장 크게 체감하는 건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의 위축이다. 밀가루, 대두, 옥수수 등 식품 원재료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당시 운송 수단이 축소, 지연되자 원재료값, 물류비가 가중되었고 이는 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집밥’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홈밥’ 열풍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신선한 재료를 소포장된 재료를 활용해 만드는 밀키트, 레토르트 식품 등의 간편조리음식, 즉석제품 시장도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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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
2025년 트렌드를 분석하는 서적들에서도 ‘나’에 대한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부상했다.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원포인트업’(『트렌드 코리아 2025』) ‘자기 보존: 오래도록 나다운 미래를 추구하다’(『Z세대 트렌드 2025』) 등,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가상 이상적인 나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먹는 것’은 나를 돌보고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일례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식품 업계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야다. 식품 업계에선 AI 영양 진단을 통해 소비자에게 맞춤 솔루션을 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도입되었으며, 앞으로 사용자 경험이나, 건강 상태에 적합한 맞춤 식단 서비스 등 개인별 맞춤형 마케팅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에서도 이러한 ‘웰니스 트렌드’에 대해서 한 차례 소개했던 바,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이 인체의 건강 분석 및 관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며, 전문가들은 AI와 웰니스 트렌드 사이의 관계를 ‘AI 기반 정밀 영양(AI-Powered Precision Nutrition)이 화제가 될 것으로 분석’(참고: ‘2024 웰니스 트렌드 용어 사전’, 매일경제 citylife, 이주영, 2024.5.9)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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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식사로 사과에 땅콩버터를 곁들여 먹는 레시피가 유행하고 있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건강 이슈가 커지며 식품 업계 역시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칼로리, 지방 등을 낮추면서 맛은 유지하는 ‘로우스펙(Low Spec)’ 제품들을 앞다투어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풀무원의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은 ‘나를 위한 건강한 식단’에 중점을 두고, 제품의 영양적 이점을 강화하고 있다. 풀무원지구식단의 ‘제로면’은 밀가루가 없는 제품군인데, 특히 ‘두유면’은 탄수화물은 줄이고, 85㎉로 칼로리 부담 없이 고식이섬유, 고칼슘을 포함하고 있어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풀무원은 올해 두유면의 소비자 수요가 공급을 웃돌며 생산 라인 보강을 통해 관련 사업을 더욱 활성화했다고 밝혔다. 이미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은 두유면을 중심으로 두부면, 곤약면 등을 제로면 제품군을 활성화해 주력으로 내세울 예정이라고.
지난해 CJ제일제당은 ‘서리태 흑미밥’, ‘렌틸콩퀴노아 곤약밥’, ‘병아리콩퀴노아 곤약밥’ 등 햇반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세 제품 모두 맛과 영양, 간편성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해, 잡곡으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거나 밥을 먹으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하며 즉석밥 시장에서 웰니스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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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무원지구식단의 두유면(사진 풀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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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반 잡곡밥, 곤약밥 제품(사진 CJ제일제당) |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최한 ‘2024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즉석섭취식품과 즉석조리식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 비율이 3년 전에 비해 높게 증가했다. 즉석섭취식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는 2021년 15.3%에서 2024년 22.1%로, 즉석조리식품 주 1회 이상 구입 가구는 같은 기간 16.2%에서 25.7%로 증가했다. 즉석식품 시장이 성숙 단계에 돌입하면서 간편식을 먹는 주된 이유도 변화했다. ‘재료를 사서 조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에 간편식을 먹는다는 가구는 36.3%로, 2018년 17.8%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고물가에 따른 가성비 중심 소비문화가 늘기 시작했고, 점심값도 오르는 ‘런치플레이션’(점심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국민 음식’으로 꼽히는 김밥 또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냉동김밥 등이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한편 한 끼를 먹어도 고급스럽게 먹자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레스토랑이나 셰프들과 협업한 간편식도 늘어가는 추세다. SSG닷컴은 지난 2월, 한식당 ‘을지로보석’을 운영하며 유명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조서형 셰프와 손잡고 단독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협업 상품으로는 을지로보석의 대표메뉴인 ‘매운돼지갈비찜’, 요리 예능에서 선보인 ‘통영식 해물두부짜박이’, ‘통영식 비빔나물’을 간편식으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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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닷컴과 ‘을지로보석’ 조서형 셰프와 협업한 한식 간편식 3종(사진 SSG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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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GS25는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과 협업한 상품을 선보였다, (우)GS25와 윤남노 셰프가 협업해 선보이는 사바용컵케익(사진 GS25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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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푸드 트렌드가 빠르게 전파되고, 푸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는 등 SNS를 중심으로 식생활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이들은 가치소비에 관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미식(Sustainable Eating)’을 추구한다.
지속 가능한 미식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건 푸드 시스템의 구축이다. 이 역시 빠르게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식품의 생산, 가공, 유통 전반으로 AI, 로봇 등 IT 혁신 기술이 접목된 푸드 테크(Food Tech)의 개발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 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3호(25.04.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