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일일이 보고 못해"
"적극 수사해라" vs "여론몰이 그만" 논쟁
"적극 수사해라" vs "여론몰이 그만" 논쟁
↑ 사건 당일 새벽 2시쯤 누워있는 故 손정민 군과 그의 친구 A씨가 목격된 사진 / 사진=KBS |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22살 故 손정민 군의 사망 경위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경찰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방구석 코난'들에 분노하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경찰 "매스컴 탄 사건 아니어도 일 많아…음모론 NO"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한강 대학생 사건 경찰 블라인드 반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로,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가입해 각 회사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나눌 수 있습니다.
↑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故손정민 씨 사건 경찰 내부 반응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경찰청 소속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익명의 글쓴이는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매스컴 탔다고 해서 일일이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하느냐"라며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니 저 사건 맡은 형사팀은 온통 저기에 매달려 있을 것이다. 퇴근도 못하고 평소보다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쓴이는 이어 "그 팀에 배정받은 사건들은 기약 없이 뒤로 밀리는 것"이라며 "다른 팀에서 확인하면 안 되냐고? 그럼 그 팀이 들고 있던 사건은 또 뒤로 밀리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대생 한강 사건은 매스컴 탔으니 중요하고 다른 사건들은 별거 아니냐"며 "사람이니 흥미 가지는 건 이해하는데 종결도 안 된 사건을 두고 자꾸 말도 안 되는 음모론 좀 그만 퍼뜨렸으면 한다"라고 분노했습니다.
↑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故손정민 씨 사건 경찰 내부 반응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해당 글에는 경찰청 소속이라고 명시된 이들이 쓴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다른 익명의 글쓴이들은 "코난들은 친구가 범인이길 바라고 있는 것 같음", "방구석 코난들은 탐정 합법화되었으니 이 기회에 탐정으로 전직하는 게 좋을 듯", 국민들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사건인데 일부러 수사 안 한다느니 하는 거 보면 웃긴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빨리 수사했으면 됐을 것" vs "정확한 수사가 중요"
이 같은 내용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자 일반 누리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누리꾼은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걸 음모론이라고 국민을 이상하게 몰아 가버리네"라며 "수사 내용 공개를 안 하더라도 조사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바로 조사했어야 한다. 계속 나무늘보처럼 미적거리더니 본인이 음모론 좋아하시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그러니까 음모론 좀 그만 나오게 적극적으로 수사 해달라", "의심 없는 투명한 수사를 해주면 된다", "조사해야 하는 일은 해야 할 것 아니냐", "CCTV 권한이 경찰에게 있는데 그럼 국민들은 누구를 독촉해야 하느냐"라는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친구가 범인인 게 확정도 아닌데 범인으로 몰고 가는 여론몰이는 잘못됐다", "신속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수사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경찰, 손 군 친구 A 씨 신변 보호 결정
한편, 손 군은 지난달 24일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A 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실종됐습니다. 이후 손 군은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실종 현장과 근접한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손 군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이달 중순쯤
친구 A 씨는 손 군의 휴대폰을 가지고 귀가한 점을 비롯해 토사물이 묻었다는 이유로 신발을 버린 사실 등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경찰 측은 오늘 A 씨를 비롯한 A 씨 가족들의 신상 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된 점을 고려해 A 씨에 대한 신변 보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