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장 "사망 경위 파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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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제공 |
부산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일을 맡던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해당 공무원이 숨지기 전날 동료들에게 업무에 대한 압박감을 털어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7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에 따르면 부산 동구보건소 간호직 공무원 33살 A씨의 유족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22일 동료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대화에 따르면 A씨는 동료들에게 "마음에 부담이 돼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정말 멘붕이 왔다", "현장에서 대응하기에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다", "제가 진짜 좀 마음이 고된다", "열심히 하고 계시던 선생님들께 혼란 드려 죄송하다" 등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에 한 간부는 "코호트 격리를 처음 맡았고 원래 담당해야하는 순서가 아니었는데 하다보니 힘들고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는 있다"며 "어쨌든 시작했는데 중간에 못하겠다고 하면 제 입장에서는 책임감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을 알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잘 모르는 직원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어쨌든 코호트격리 해제될 때까지 잘 부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A씨는 "코호트 된 후에 일어나는 일들에 머리는 멈추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힘들어서 판단력이 없었다"며 "더 이상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유족은 A씨가 해당 보건소로부터 업무를 과다하게 부여받는 등 격무에 시달리다 우울증 증세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2015년 11월부터 동구보건소에서 근무한 A씨는 지난 18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부산의 한 병원 관리를 맡았습니다.
유족은 당초 A씨가 해당 병원에 대한 관리 담당이 아니었으나 상부 지시 등 압박으로 인해 맡은 것으로 추정 중입니다.
A씨 유족은 "고인이 동료들과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보면, 보건소 직원들은 차례를 정해 순서대로 코호트 병원을 담당한다"며 "그러나 고인이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순서가 아닌데도 업무를 떠맡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생전 A씨는 포털사이트에 불안장애, 공황장애, 두통, 치매 등 신체적 증상은 물론 정신과, 우울증 등의 단어를 수차례 찾아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 면직, 질병 휴직 등을 문의하는 글도 여러 차례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평소 의욕이 넘치고 일을 잘하는 직원이라 동료로부터 신뢰를 많이 받았다"며 "해당 직원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병원과 연관된 업무를 해 담당하게 된 것으로 안다. 본래 담당 업무가 있지만 간호직 공무원이라 역학조사 등 업무에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충에 대해 미리 소통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보건소 내 분위기도 좋았던 터라 직원들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7년차 간호직 공무원인 A씨는 지난 23일 오전 8시12분쯤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씨 유족은 A씨가 하루 전날인 지난 22일 오후 8시쯤 주말 근무를 마치고 귀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족은 "남편이 지친 아내와 기분 전환 겸 함께 외출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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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송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songhee931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