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20대 보수 남초 사이트 저격
"사고 뿌리 거슬러 올라가면 일베"
"사고 뿌리 거슬러 올라가면 일베"
↑ 방송인 김어준 씨,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TBS 제공, 연합뉴스 |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저출생의 원인은 페미니즘' 발언에 대해 "20대 보수 남초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페미니즘 발언, 20대 남초 커뮤니티發 얘기"
오늘(3일) 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을 겨냥해 "누가 이걸 납득할 수 있겠냐"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어제(2일) 윤 전 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저출생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도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구조적 여건이 너무 안돼서 생기는 문제"라고 발언했습니다.
기자들이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라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있다고 한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김 씨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페미니즘 때문에 이성 교제를 할 수 없어 출산율이 낮다는 취지 아니냐. 누가 이걸 납득할 수 있겠냐"며 이와 비슷한 발언들이 일부 20대 보수 남초 커뮤니티에서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윤 전 총장이 그런 류의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본 것 아닌가"라며 "최근 20대 보수 남성 커뮤니티가 안산 선수를 페미니스트라고 공격한 것과 관련해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안 선수가 자초했다는 취지로 말을 해서 논란이 됐는데, 딱 그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얘기"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이런 사고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베"라며 "그런 사고와 결별하지 못하면 큰일 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與 윤석열 맹공 "여성 혐오 조장…개탄스럽다"
김 씨에 앞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도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저출생이 페미니즘 탓이라는 것도 황당한 발상이지만 페미니즘을 집권 연장에 갖다 붙이는 것도 우스운 궤변"이라며 "지도자가 해야 할 말이 있고, 가려야 할 말이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미니즘이 저출생의 원인이고, 페미니즘이 남녀 간 건전한 교제를 막고 있다는 윤 후보의 말을 듣고 실소를 넘어 서글퍼진다"며 "윤 전 총장이야말로 여성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의 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망언"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이재명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도 "이준석도 버릴 망언"이라며 "저출생 문제의 본질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대통령 후보가 오히려 패악질을 일삼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은 "남성을 적대시하고 혐오 발언을 하는 극단적 페미니즘을 얘기한 것"이라며 "건강한 페미니즘은 얼마든지 출산율 제고에 함께 갈 수 있다. 페미니즘과 출산율 간에 '일정한 함수관계가 있다' 이런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