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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몸 중에서도 통풍이 잘 안 되고 습해 여름철 특히 조심해야 하는 부위가 있다. 바로 항문이다. 여름에는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게 돼 항문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러한 항문 주위의 가려움증을 항문소양증이라 한다.
항문소양증은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 화끈거리는 질환이다. 항문이 가렵거나 속옷에 분비물이 묻어 나오는 경우 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낮보다는 밤에 더 가렵고, 오랜 시간 앉아있거나 배변을 본 뒤 휴지로 닦을 때, 항문에 땀이 찰 때 증상이 더 심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 발생 원인에 따라 나뉘는 항문소양증의 종류
항문소양증은 항문 관련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속발성 소양증과 명확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소양증으로 나뉜다. 속발성의 경우 치핵, 곤지름, 대장염 등과 같은 항문질환이 있거나 당뇨, 갑상선 기능 이상, 기생충 감염 등이 원인이 된다. 결핵약이나 아스피린, 고혈압 약 등의 약물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항문소양증의 70~80%는 특정 질환과 관련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소양증이다. 대변이 항문 주위 피부에 묻으면 대변 속의 세균과 독소, 효소, 단백질 대사물이 자극을 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고조될 때도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음식물에 포함된 알레르기 항원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커피, 홍차, 콜라, 초콜릿, 맥주 등은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또한, 비위생적인 항문 관리로 배변 후 잔여물이 항문을 자극하는 것뿐 아니라 청결을 위해 항문 주변부를 과도하게 닦는 것도 항문소양증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가렵다고 긁으면 벌어지는 일들
항문소양증이 있는 환자들은 참기 힘든 가려움증 때문에 항문 주변을 긁고, 그로 인해 피부는 손상된다. 손상된 피부는 가려움증을 더욱 증가시켜 긁는 행위를 또다시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가려움증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 항문 주변을 비누로 무리하게 닦거나 각종 연고를 많은 양을 오래도록 바르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위 또한 항문의 과민반응을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다.
◆ 가려움증 심하다면? 올바른 치료가 답!
가려움증이 심하면 1차적으로 연고를 이용한 약물치료가 권해진다. 이때 1개월 이상 약물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알코올 주사요법이나 메틸렌블루주사요법, 피부박리술을 통해 항문 주변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이 쓰인다.
메틸렌블루주사요법과 알코올 주사요법은 항문에서 7~10cm가량 떨어진 4군데에 40% 알코올 7~10cc를 균등하게 주사하는 방식이다. 항문소양증이 매우 심한 경우 피부 박리술을 시행하는데, 이는 항문에서 5cm 떨어진 좌우 양측 피부를 절개한 뒤 항문 주위 피부와 점막을 완전히 벗겨내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 가장 좋은 것은 예방
항문소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배변 후에는 휴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샤워기를 사용해 물로 청결히 하는 것이 좋다. 치질이 있는 경우 변을 볼 때마다 좌욕을 하며, 씻고 난 뒤에는 마른 수건으로 습기를 완전히 말리도록 한다.
전문의에 따르면 “항문을 자꾸 긁으면 피부가 손상돼 증상은 더 심해지고 피부가 하얗게 변하거나 검붉게 착색될 수 있으니 올바른 생활수칙과 식이요법을 따르는 것이 좋다”며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더 악화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