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왼편에 있는 종로구 창성동은 경복궁 담장과 맞닿은 곳이다. 이곳에서 세종대왕이 탄생했다. 지금의 정부종합 제2청사 부근이다. 이곳은 조선시대에는 준수방, 인달방, 순화방, 웃대, 상대마을이라 불렀다. 본래 중인과 일반 서민의 삶의 터전이다. 물론 조선 건국 당시에는 태종의 사가가 있었다. 지금 이 일대가 바로 서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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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은 현재 600여 채의 한옥과 골목, 전통시장, 갤러리, 공방 등이 어우러져 문화와 삶이 깃든 마을이다. 2010년부터 주민들은 세종대왕의 얼이 살아 있는 문화 예술 마을로 가꾸고자 이 부근을 ‘세종마을’이라 불렀다.
경복궁의 금천교는 영제교라 불렀는데 홍례문과 근정문 사이에 있었다. 아마도 이 부근에 궁에서 일하는 중인들이 많아 시장 이름이 금천교 시장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경복궁에서 사직공원으로 가는 쪽의 누하동과 누상동에 흐르던 개천 위에 있던 돌다리가 금천교였다고 한다. 천은 인왕산에서 흘러 청계천으로 가는 지류로 일제강점기에 천과 다리는 없어졌다.
금천교 시장이 유명세를 탄 것은 2015년경 시장 내 작은 가게로 시작해 2030세대의 열정적인 호응으로 SNS 스타로 등극한 ‘청년장사꾼 감자집’의 감자 튀김과 크림 맥주가 그 시작이었다. 물론 열풍은 몇 년 만에 가라앉고 여러 가지 일로 가게는 골목은 떠났지만 그 뒤에도 이 골목은 2030세대의 관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가 조성되면서 평일이면 직장인과 대학생, 관광객 그리고 주말이면 인왕산을 찾는 등산객이 즐겨 찾는 골목이 되었다. 물론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번잡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금천시장의 모습, 반찬가게, 야채, 채소가게, 떡집 등이 자리하고 있다.
골목 위에는 청사초롱이 늘어져 걸려 있다. 저녁이 되면 불을 밝히고 객을 맞는다. 이 음식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가맥’은 전라도 전주의 명물 술집. 즉 낮에는 슈퍼, 밤이 되면 맥주를 파는 집을 가맥이라 불렀는데 그 가맥의 분위기와 맛을 여기서 경험할 수 있다. 서울 3대 칼국수 맛집이라는 ‘체부동잔치집’은 여전히 기다리는 줄이 길다. 등산객들의 점심 코스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손칼국수, 수제비는 물론이고 각종 안주와 돼지갈비도 맛볼 수 있다. 삼겹살 전문점으로 요즘 핫한 ‘뼈탄집’도 인기다. 숙성삼겹살, 목살을 파는데 이곳 역시 줄 서는 식당이다.
2000년부터 서촌 인근을 찾는 주당들의 단골집은 ‘안주마을’이다. 제철 해산물을 내는데 여전히 그 명성이 자자하다. 이자카야인 ‘경성상회’는 제주 딱새우 회와 머리 튀김으로 인기를 얻었고 역시 이자카야인 ‘서촌181’도 살치살 스테이크, 가지 튀김, 바지락술찜으로 주당들이 엄지를 척 올린 집이다. ‘효자바베’는 이름대로 바비큐 맛집이다. 주메뉴는 통삼겹과 닭다리 수제 함박도 이곳의 원픽 메뉴이다. <식신로드>, <수요미식회> 등 각종 방송을 탄 ‘서촌계단집’ 역시 웨이팅을 각오해야 한다. 해산물 맛집인 이곳에서는 참소리찜, 문어숙회, 돌멍게가 으뜸이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해물라면이 유명하다. ‘빚짜 이땔리방앗간’에서 화덕피자에 곁들이는 수
이 음식 거리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보다는 시장에 가깝다. 즉 시장의 형태이지만 다양한 음식점이 나란히 붙어 있는 모습이다. 해서 부담스럽거나 지갑 걱정할 필요 없는 누구나 찾아도 되는 마음 가벼운 곳이다.
[글과 사진 장진혁(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6호(23.4.2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