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성매매의 유혹은 노인들도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의 상당수가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문제는 성병이나 불법 발기부전치료제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최은미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종묘공원.
내기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들 사이로 검은 봉지를 든 화려한 옷차림의 아주머니들이 오고 갑니다.
아주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박카스를 건내주고 한참을 이야기한 뒤 돈이 오가고 함께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일명 '박카스 아줌마' 성매매 현장입니다.
▶ 인터뷰 : 공원 방문 노인
- "쌍화탕 팔러다니고, 차 팔러 다니고, 그렇지 않으면 성 때문에 다니는 여자들이야. 그렇게 세 부류야.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시는 거예요?) 아 그렇겠지."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노인 10명 중 6명은 나이가 들어서도 성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절반 가량은 성매매 경험이 있었습니다."
성욕은 남아있지만 외로운 노인들이 사회의 무관심에 음지로 떠돌고 있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공원 방문 노인
- "머리깎고 나오는데 그러더라고 놀다가시라고. 얼마냐고 물어보진 않았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인 10명 중 3명은 성병에 감염된 경험이 있었습니다.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나 무허가 성기능 보조기구에도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성진 /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협심증으로 사용되는 약물의 일부가 발기부전치료제와 동시에 투여됐을 때 저혈압이 심해지면서 치명적인 상태까지 갈 수 있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
전문가들은 노인 성문제를 공론화하고 건전한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한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박충진 / 인구보건복지협회 노인 성상담사
- "게이트볼이나 스포츠댄스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자연스럽게 남녀 간에 사귈 수 있는데 그런 문화가 적다보니…"
조사를 진행한 한국소비자원은 안전한 노인 성생활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