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측의 대화제의에 북한이 ‘교활한 술책이다’면서 대화를 거부했습니다. 대화 국면으로 들어서나 했더니 다시 문제가 꼬여버렸습니다. 오늘은 북한의 김일성이 태어났다는 태양절입니다. 위기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바뀌었던 남북관계,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두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아래는 방송 인터뷰 전문입니다.
▶ 조남규 세계일보 외교안교부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그리고 문병철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박사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남규 부장께 먼저 여쭤보겠습니다. 사실 어젯밤에 정부부처 간에 혼선이 있었어요. 통일부가 북한의 대화제의에 대해서 얘기 하려고 했던 것이 갑자기 청와대로 넘어가는 소란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을 설명해주시죠.
조-어제 긴박했습니다. 제가 외교안보 부장을 맡고 난 뒤에 북한이 계속 하루 한건씩 뭔가를 터뜨려서 힘든 나날이었는데. 어제는 한국정부까지 가세해서 저를 잠 못들게 했습니다. 어제 북한의 조평통에서 한미가 했던 대화제의를 거부 하는듯한 강한 뉘앙스의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저희는 그러면 ‘이제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지면을 짜고 있었는데 갑자기 또 ‘통일부에서 대화거부라고 해석할 수 없고 지켜봐야 된다’ 조평통 대변인 문답에서 마지막 대목을 보면 남한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여운을 남겼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대화 거부로 보기보다 지켜봐야 된다. 더군다나 조평통은 노동기관의 산하 기구입니다. 격이 그렇게 높은 곳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맨 처음에 대화제의를 했을 때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 명의로 했고, 더군다나 이례적으로 통일부 장관 성명 형식으로 하지 않았습니까. 거기다가 뒤에 박근혜 대통령이 류길재 장관의 대화제의를 사실상 취인하는 멘트를 해서 격을 한껏 더 높인 겁니다. 북한이 여기에 대해서 최소한 반응을 하려면 노동당 차원의 성명을 한다든지 안하다든지 둘 중에 어떤 것을 하더라도 그런 성명이 나와야 되는데. 어제 북한에서 나온 담화는 조평통이라는 노동당 산하기관, 격이 낮은 수준에서 나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 라는 여지가 있었죠. 문제는 뭐냐. 다음에 갑자기 청와대에서 밤 아홉시를 넘어서 갑작스런 기류 변화가 있었습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명의로 성명이 나왔는데 북한의 조평통 성명을 대화거부로 해석한 겁니다. 결국 통일부와 청와대가 어떻게 보면 엇박자가 나는 것 같고. ‘우리 정부 내부간의 매파와 비둘기파의 갈등이 있는 거 아니냐’ 이런 해석까지 나오게 되죠.
▶매파와 비둘기파란 강경파와 온건파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들의 갈등, 무슨 얘긴가요?
조-미국 같은 경우도 예컨대 조지W 부시 1기 행정부 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견제했던, 신보수주의자들의 견제가 대표적인 건데. 그때 네오콘들을 매파라고 부르지 않았습니까. 우리 정부에서도 항상 통일부는 대북정책을 개선해보자는 입장이 강하기 때문에 통일부 내부 중심으로 온건한 대북정책이 있고. 청와대 내에서는 온건파와 강경파가 번갈아 있을 수 있었는데. 특히 이번 정부 들어서는 박근혜정부 외교안보 라인 자체가 육군사관학교출신들도 짜여 있기 때문에. 예컨대 합참의장 출신들 중에 북한과 대화해보자 라고 한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습니까. 합참의장은 어떻게든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되었을 때 이겨야 되는 작전을 짜야 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국정원장이 되거나 외교안보 수석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정부의 고위직을 맡는다고 해서 그 사고가 바뀌는 게 아닙니다.
▶그 분들이 강경파의 주류를 이루게 되는 거군요.
조-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어제 저녁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참모회의가 여러 차례 열리고. 제가 파악하기로는 국정원장이나 다 의견을 취합했겠죠. 그 과정에서 아마 국정원장은 매파의 역할을 대변하지 않겠습니까. 남재준 원장은 합참의장 출신에 예전에 예비역 장성 시절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대북유화정책을 강하게 비판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대북관계가 개판되었다고 말씀하신 분 아닙니까. 그런 분이 이 구조에서.. 특히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나름대로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에 컨트롤 타워가 되었는데. 컨트롤 타워 자체가 강경입니다.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꼿꼿 장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할 때 뻣뻣하지 않았습니까. 군인으로서는 당연한 건데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외교안보로서의 컨트롤 타워로 그게 적절한 거냐.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어쨌든 어제 저녁에는 우리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 강온파가 충돌하지 않았느냐. 통일부 내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자기 나름대로의 남북관계 개선 논의를 펼쳤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밀리지 않았느냐, 이런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박사님, 북한이 한국의 반응에 대해서 강경하게 나오는데 미국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예요. 미국에 대해선 강하게 나오지 않는 속셈이나 저의가 있습니까?
문-제가 보기에는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 과정 자체가 미숙한 부분이 있었죠. 최근 북한의 반응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미숙한 면이 있었고. 통일부 장관이 대화제의를 했을 때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어요. 대화하자라는 말 외에는 특별한 말이 없었고요. 또 하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게 대화제의인지 아닌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그 다음날 대통령이 관여해서 대화제의라고 해석을 해주었거든요. 이런 과정 자체를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땐 내용도 없고 진정성이 있느냐 하는 의심이 가질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대화 제의를 거부하는 형태로 우리 정부에 대한 반응이 나온 반면에. 미국과의 관계를 보면 미국의 대화제의는 케리 국무장관이 비핵화롤 간다는 전제 하에서 6자회담에서 합의했던 내용들을 복원시킬 의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6자든 양자든 대화할 수 있다. 이런 언급자체에 대해서 북한으로서 조금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 북한이 미국을 향해서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식으로 내세웠던 요구사항들이 많거든요.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여기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언젠가는 케리가 이야기 했던 양자회담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새로운 카드를 내놓을 수 있는 여지들을 남겨두기 위해서 현재 미국의 대화제의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런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 부장님, 방금 문 박사님이 이야기 했듯이 그런 맥락에서 보면 북한이 늘 취하던 방식이 통미복남. 미국과는 문을 열어놓고 한국과는 문들 닫아버리는. 짝사랑 하는 상대와는 말을 하지만 미운 한국과는 말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다시 시도하는 움직임이 아닌가 하는 지적들도 있어요.
조-전반적인 방향에서는 그런 조짐이 느껴지는데 기본적으로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일단 시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북한이 지금 시점에서 한국과 갑자기 협상을 했을 때 얻어낼 게 많지 않습니다. 어제 사태도 왜 이렇게 엉망이 되었냐면. 북한 같은 경우 조평통 대변인 명의로 이런 메시지를 보냈어요. ‘한국 정부가 대화제의를 하는데 도대체 뭘 주겠다는거냐’ 이런 메시지가 있었거든요. 어제 나온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멘트도 ‘개성공단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되었는데. 남북 간의 합의로 이루어진 경협사업인데 이렇게 깽판으로 해도 되느냐’ 결국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한국이 줄 수 있는 건 개성공단 정도. 개성공단으로 우리가 뭘 주겠어요. 북한이 지금 진입을 금지시켰는데 북한이 그것을 풀어줬다. 그러면 한국이 뭘 해줄 겁니까. 그 이상의 뭔가를 내놓을 수 있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시키든지, 이명박 정부 때 천안함 사건 이후에 5.24조치로 동결시켰던 제재를 해제시키든지 아니면 정부차원의 대북지원을 한다든지 이런 뉘앙스를 풍겨야 되는데. 그러나 사실 어제 통일부 쪽에서는 그런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기자들이 물어봤을 때 ‘그런 것까지 대화가 이뤄지면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뉘앙스를 풍겼는데 청와대에서 야밤에 그걸 자른 거 아닙니까. 그러니 북한이 어떻게 보겠어요. ‘아, 이거는 우리가 한국하고 해봐야 아무런 득이 없겠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 미국이 대화에 응하지 않아서 그랬지 미국과 대화가 이뤄지면 담화가 큽니다. 대충 금강산 관광 비용 챙기는 정도가 아니에요. 옛날에도 제네바 협상이 타결된 다음에 중유를 엄청나게 보내지 않았습니까. 값으로 치면 어마어마한 거고. 더군다나 북한이 그렇게 바라는 체제 안정보장. 지금 김정일, 김정은 까지 김일성 3대 부자가 세습체제하고 있는데. 사실 불안한 정권이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저희 신문이 약간 보수적이라고 해서 벌초 대상이 되었는데 이 말까지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불안한 정권입니다. 불안한 정권인 자기들의 체제 안정 보장을 위해서는 미국의 확실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게 필요한데 그걸 문서화 할 수 있는 것이 평화협정 아닙니까. 더군다나 올해가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죠. 53년 7월 27일날 체결되었기 때문에. 사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고 다시 핵실험하고.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 시키고 이런 일련의 도발조치가 올해 꺾어지는.. 60주년이든 65주년이든..올해가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 창건이라고 해야죠. 창건 65주년입니다. 거기다가 그 사람들은 우리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라고 하지만 자기네들은 조선전쟁 정승 60주년이라고. 꺾어지는 해의 북한 동향을 예리하게 봐야 하는데. 북한이 이 기점이 항상 뭔가 큰 담화를 얻고 싶다고 해서 도발도 하고 이것저것 하는 게 다 그때 이뤄지는 건데. 지금 궁극적인 목표도 미국을 향해 있는 겁니다. 한국과 해서는 별로 먹을 게 없어요. 미국과 붙어야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박사님, 오늘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입니다. 태양절을 전후해서 미사일을 쏘느니 마느니 전망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문-오늘아침 새벽까진 다행히 발사했다는 소식이 없어서 아직은 안 쏘아 올린 거 같은데요. 미사일을 발사할지 말지, 날짜가 오늘이 될지 아니면 이후가 될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이 이때까지 해왔던 요란한 선전전 있지 않습니까.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맥없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상황을 정리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쏘긴 쏠 것 같은데. 문제는 뭐냐면 한국과 미국에서 대화제의를 했기 때문에 이후에 북한이 만약에 대화국면을 모색하고 있다면 추구전략의 일환으로서 무수단 미사일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제일 민감하게 보고 있는 부분이 무수단 미사일 부분이거든요. 무수단 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고 사정거리가 길고. 만약 북한이 명분을 살리면서 성의를 보인다면 무수단을 제외하고 단거리 몇 발을 쏘면서 상황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 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 부장님, 북한이 상황을 빨리 정리해야 할 텐데 차라리 빨리 미사일을 쏘게 되면 어떨까요?
조-박사님도 말씀하셨는데 무수단 미사일이라고 하는 것이 한 번도 시험 발사를 해본 적이 없고 실전배치가 된건데. 북한 미사일의 특징이 어디로 날라갈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굉장히 위험해요. 정확하면 저희들이 그걸.. 미사일 방어 체계니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를 신속히 구축하겠다는 입장인데. 정확히 날라와야 발사를 하죠. 요격을 하든지 할텐데 이게 불안합니다. 중국 측에 어떤 학자가 이야기 했던데 무수단 미사일도 성능이 제대로 검증이 안 되었기 때문에. 더군다나 이동식 발사대에 배치되어 있는 거 아닙니까. 이동식 발사대에서는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미사일을 절대 발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저희 같은 경우엔 이동식 발사대에서 시험 발사를 하다가 삑사리가 나던지 그래서 상황이 종료 될 텐데.. 제가 보기에는 어제 박근혜정부가 이런 식으로 강경하게 대북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에 북한이 발사할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 그게 무수단인지 아니면 단거리 노동당이나 스커드 미사일도 이동식 발사대에 배치되어 있는 걸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에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특히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전후해서 항상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군을 중시하는 선군정치의 기조를 강화하는 행태를 보여 왔기 때문에. 이번에 대화국면이 제대로 풀렸으면 몰라도 도발 수위를 고조시키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듭니다.
▶문 박사님, 그런 지적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을 보면 북한을 크게 자극하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했다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북한도 대화제의를 거부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과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하던 막말과 폭언을 지금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간에 대화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지 않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문-저도 그 부분에 대해선 동의를 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대북정책의 핵심이 소위 한반도 프로세스였죠.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남북 관계가 극도로 긴장되면서 군사적인 충돌들도 몇 번 있었고.. 오히려 정책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들이 크다고 판단하고 향후 자신이 집권하면 남북관계를 완만하게 풀어나가겠다는 정책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런 부분들이 일단 있는 것 같고요. 김정은 체제 입장에서 보면 김정은 체제도 내부 결속, 대외과시 목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면도 있지만 이것을 계속 끌고 갈 순 없거든요. 이 상황을 계속 끌고 가게 되면 한번쯤은 무력도발, 국지전으로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거 자체가 김정은 체제 자체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런 상황들이 있었고. 김정은 시절에 그런 것들이 다시 반복되면 거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과 우리 정부에서도 이번에는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 이런 입장들을 밝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위험부담이 상당히 크죠. 북측에서 대화여지가 있다면 그 물꼬를 트기 위해서 애를 쓰지 않을까. 다만 좀 전에 조 부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얻어내야 할 것이 많아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많은 것 같고 우리 정부에서도 대화국면에서 자신들의 양보를 많이 얻어내기 위해서라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향후 남북 간에 대화가 재개될 여지는 여전히 남겨두고 진행되지 않을까.
▶조남규 부장은 2007년 남북 제2차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서 평양도 한번 다녀오지 않았습니까. 가서 그쪽 사람들을 만나 보셨을텐데. 저는 그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궁금증 중에 하나가 북한이 과연 대한민국 정부가 대화할 의사가 정말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보세요?
조-북한은 항상 대화를 할 때 전략적으로, 본인들의 생존을 위해서.. 제가 지난 칼 럼에도 썼지만 북한을 고슴도치로 많이 비유하고.. 본인들도 고슴도치라고 이야기 합니다. 북한 동화를 봐도 고슴도치가 호랑이와 싸우면 이기게 되거든요. 호랑이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먹을 것도 없고. 고슴도치의 강점이 뭡니까. 가시입니다. 가시가 핵과 미사일이라는 대량 살상 무기인데 그거 하나만 들고 어떻게든 버텨가면서 생존하겠다는 건데. 그런 고슴도치가 대화를 할 수 있냐, 할 수 있죠.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슴도치를 개선시켜야 됩니다. 아니면 대북 강경론자들은 고슴도치를 죽이자는 이야기도 하거든요. 예컨대 영변 1차 북핵 위기 때 폭격하자는 주장들이 그런 주장인데. 북한이 생존에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나서기 때문에 결국 대화 조건을 어떻게 갖추느냐가 중요한 거고. 특히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는.. 김정은과 박근혜가 참 재미있는 건데.. 김정은은 김일성의 손자고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고. 결국엔 수십 년간 이어진 남북 간의 대결구도가 박정희 정부와 김일성 주석 시절에 이뤄진 것이 다시 재연되는 건데. 그렇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격정적으로 폭발하든지 아니면 격정적으로 화합하든지. 지금 한반도가 기로에 섰다는 것은 그런 역사성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문 박사님, 어제 케리 장관이 중국에 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어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은 동아시아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막을 축소할 용의가 있다고 중국에 제의를 했죠. 평소에는 못 들어봤던 제의 같은데. 그런 제의를 한 배경에는 뭐가 있을까요?
문-저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이중포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죠. 대중국 봉쇄정책의 일환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에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는데 그걸 거론함으로써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중국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협조하라, 그런 메시지를 던지는 데 한 가지가 있는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만약 그렇게 되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미사일 방어체계든 동북아시아에서의 군사력 증강을 계속해나갈 것이고 그런 명분을 가지겠다 라는 이중적인 두 가지를 동시에 의도에 두고 던진 이야기가 아닌가.
▶김정은도 지금과 같은 이 위기상황을 계속 끌고 가기를 원하지 않을 텐데. 김정은이 취할 수 있는 소위 출구전략으로 뭐가 있을까요?
조-김정은 체제가 결국 내부 체제가 군부의 꼭두각시냐 아니면 김정은이 나름대로 헤게모니를 쥐고 통재를 해나가느냐. 북한 내부 사정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만약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부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출구전략은 개성공단이나 이런 부분에 대한 남북관계 출구를 열면서 미국과 협상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쪽으로 움직일 겁니다.
▶일단 미사일은 한번 쏘고 그런 다음에 개성공단을 조금 풀고 대화는 미국 쪽과 할 것으로 보시는군요?
조-그렇죠.
▶문 박사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문-같은 맥락으로 보는데요. 미사일을 쏠 수도 있고 안 쏠 수도 있겠지만. 미사일로 비롯된 위기국면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남쪽에 대해서도 일정한 대화 제스처가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렇다면 개성공단 문제를 의제로 올린 원포인트 회담도 가능할 것 같고요. 반면에 미국과 관련해서는 지금 말씀하신대로 그런 내용들을 가지고 아마 양자회담 형태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미국 너희들이 대화를 하고 싶다면 이러저러한 문제를 놓고서 우리와 직접 대화해보자. 이런 식의 제안을 통해서 출구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조-김정은이 금수산 태양궁전에 인민군 간부들과 대동해서 참배한 뉴스를 보고 왔는데요. 거기에 포함될 멤버들을 보니까 당분간 도발기조가 계속될 것 같네요. 김격식 인민무력부장이나 천안함 사태 주범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 주목할 사람이 김락겸 전략로켓군 사령관인데. 이 분이 주로 미사일 발사를 주도하는 사람인데. 나중에 군사퍼레이드도 있고 그 이후에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당분간 강하게
▶지난 주말 사이에 남북 간에 대화 분위기가 급격하게 차가워졌습니다. 오늘 태양절 김정은의 주변엔 강성군부세력들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한미가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 국면이 어떻게 진행될지 조남규 세계일보 외교안교부장과 문병철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박사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