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명은 같아도 뒤에 붙는 1호 2호 따라 수익률 천차만별인 시리즈 펀드 '주의'
-개명한 펀드, 영문명으로 표기된 펀드 등도 투자 혼동 잦아..세심한 투자 판단 필요해
# 사회초년생인 2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연말 지인으로부터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글로벌멀티전략펀드'를 추천받았다. 최근 1년 수익률이 40%에 달하는 등 줄곧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말이 솔깃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해당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B증권사 창구 직원의 말은 달랐다. 수익률이 양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기간 수익률은 10%대라는 것이다. 30%포인트나 차이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그는 결국 해당 펀드가 변동성이 크다고 오인해 펀드 가입을 망설이게 됐다고 털어놨다.
A씨처럼 펀드명은 같지만 수익률이 달라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똑같은 이름을 가진 펀드지만 뒤에 붙은 번호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운용전략을 사용하지만 설정시점 등에 따라 1호, 2호, 3호 등의 번호를 붙여 출시된 시리즈 펀드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몇몇 시리즈 펀드의 경우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로 청산 대상인 경우가 허다한 데다가 일부는 아예 모자형 펀드로 전환되면서 대표 펀드의 이름으로 통일된 경우도 많아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키움글로벌멀티전략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호수에 따라 3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1호는 1년 수익률이 20.7%였던 반면 5호의 경우 58.5%에 달했다.
이처럼 호수별 수익률이 다른 데에는 펀드별 투자 대상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1호는 주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섹터에 투자하지만 4~6호는 중남미 주식형 펀드로 투자 대상국이 서로 다르다. 즉, 펀드명은 같지만 실제 펀드가 운용하는 투자 대상처는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도 KOSPI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지만, 호수에 따라 종목별 투자 비중이 달라 수익률 차이가 났다. 1호는 파워 K200, 삼성전자, 네이버, SK하이닉스 등을 담고 있지만, 3호는 우리은행, 포스코, 현대증권 등의 순으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수별 1년 수익률은 14.0%에서 15.6%로 1%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5년 수익률은 마이너스(-)0.4%에서 10.1%로 호수에 따라 10%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김민관 한화자산운용 상품전략 팀장은 "보통 모집기간을 정해놓고 자금을 모아서 한번에 투자하는 단위형 펀드가 시리즈 형태를 띠는 경우가 있다"며 "최근에는 소규모펀드를 정리하기 위해 모자구조로 전환하면서 펀드명을 통일시키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시리즈펀드의 경우 이름은 동일해도 실제 편입 종목 비율이 상이할 수 있고, 정리대상인 소규모 펀드도 적잖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펀드명만 보고 호수에 상관없이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펀드명이
[고민서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