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반 북한 단체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이 무술과 선교활동에 심취한 경력을 갖고 있다고 미 일간지 LA타임스가 현지시간으로 16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기이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탈취 사건으로 LA 거주자가 도주 중에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건을 주도적으로 실행한 홍 창의 배경에 주목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지가 있는 홍 창은 멕시코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아버지는 한국 출신 선교사이자 유명한 태권도 챔피언 출신입니다. 홍 창의 아버지는 미 캘리포니아주와 접경한 멕시코 티후아나에 무술 학교를 세워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영향으로 홍 창도 무술에 심취했으며 기독교 선교 활동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우 똑똑한 학생으로 기억되는 홍 창은 멕시코 출라 비스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 예일대에서 공부했고 예일대 연구원 출신으로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강연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홍 창의 지지자들은 그가 억압받는 북한 주민을 위한 필생의 작업으로 북한대사관 공격을 준비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습니다. 그의 변호사는 대사관 습격이 공격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일종의 스턴트(곡예)라고 주장했습니다.
LA타임스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이 '소프트 타깃'이었다면서 습격 사건에 필요한 것이라고는 모조 권총과 약간의 속임수뿐이었다고 해석했습니다.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 스페인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이나 미국 검찰의 기소장에 나온 범죄사실은 다소 어설프게 진행된 상황극 같다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미국 사법당국이 에이드리언 홍 창을 검거하고자 수배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고 지난달 LA에서 공범인 자유조선 회원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해 보석이 허용되지 않는 구금 상태로 붙잡아둔 것은 이 사건을 단순히 '스턴트'로 보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라고 LA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미 터프츠대학 이성윤 교수는 이 신문에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가 마드리드 사건(북한대사관 습격)의 배후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자 한 것"이라면서 "그 메시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달래기 위한 최대한도 노력의 일환"이라고 풀이했습니다.
LA타임스는 이 사건의 가장 이상한 대목은 홍 창이 사건 직후 미국으로 넘어온 때인 2월 27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만나 북한대사관에서 탈취한 하드디스크·USB 등 일체의 자료를 넘겨준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FBI는 홍 창이 넘긴 자료에서 북한이 돈세탁을 통해
LA타임스는 미 사법당국의 노력에도 지금껏 이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LA 인근 치노힐스에 거주하는 크리스토퍼 안 한 명뿐이며, 홍 창과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공범 샘 류(29)는 여전히 수사망을 피해다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