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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기업 의결권자문사 견제…기업가치 보호

기사입력 2019-06-13 17:54 l 최종수정 2019-06-13 20:28

기업의 주요 경영 안건의 주주총회 통과 여부를 좌우하면서 '숨은 권력자'로 불리는 기존 의결권 자문기구에 대한 상장사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이 엘리엇 등 일부 소수 주주의 권리만을 대변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기업들의 경영철학 등을 반영해 의견을 제시하는 기관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사협) 주도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상장사협 산하 지배구조위원회는 이 같은 기업들의 고충을 경청해온 정구용 상장사협 회장(인지컨트롤스그룹 회장·74)이 고심 끝에 내놓은 작품이다.
그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이 상장사들과의 소통이 없고 심층된 의안 분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상장사들의 입장을 반영한 의결권 자문기구를 통해 중장기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반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서로 맞춰 가는 작업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기업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에만 몰두하고 의결권 자문사들마저 이들 입맛에 맞는 안건 분석과 의견을 내놓는 현실에 평소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작년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쪼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는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에 부딪힌 것도 정 회장의 결심을 굳히게 된 계기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래차 기술 중심 회사로 키우겠다는 중장기 비전과 현대차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밝혔지만 "합병 비율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 논리에 부딪혔다. 이후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 국내 자문사들도 모두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이 그룹의 소수 지분인 엘리엇을 돕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잠정 보류했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식의 지배구조개선 작업도 뒤로 밀리게 됐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엘리엇은 현대차를 향해 순이익의 4배가 넘는 배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올해 주총에서도 의결권 자문사들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 결국 의안을 부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사내외 이사 선임에 반대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대형 상장사마저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는 상황이 되자 상장사협은 기업 의견을 반영해 제대로 된 의결권 자문사 설립에 들어간 것이다.
상장사협은 지난 4월 정책연구실을 만들어 지배구조위원회 설립을 위한 외부 전무가들 영입에 나섰고 최근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10인의 연구위원을 확정한 것이다.
이 위원회는 이르면 내년 주총부터 상장사가 회사 분할

이나 합병 등 중대한 의사결정을 내놨을 때 이에 대한 의견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상장사협은 최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등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상의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중 국내 현실에 맞지 않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 문일호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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