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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척] 회색 도시를 정원처럼 환하게…‘게릴라 가드닝’을 아시나요

기사입력 2019-06-14 08:38 l 최종수정 2019-06-14 09:48

[인]턴[기]자가 [척]하니 알려드립니다! '인기척'은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척! 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 “범죄 마을, 무서운 마을…다 옛날 말이죠”

수원시 팔달구 지동은 수원 내 대표적인 우범지역으로, 좁고 어두운 골목으로 인해 스산한 느낌을 주는 동네였습니다. 지난 2012년 익히 알려진 ‘오원춘 사건’으로 또 한 번 오명을 사기도 했는데요. 사건 이후 시에서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가로등과 CCTV를 설치하고 벽화를 그리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수원지검에서 조성한 넓고 푸른 화단입니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게릴라 가드닝 화단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게릴라 가드닝 화단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지동의 벽화마을 한가운데는 커다란 화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단에는 ‘함께하는 꽃밭, 게릴라 가드닝’이라는 팻말이 꽂혀 있었는데요. 초여름이 성큼 다가온 탓에 만개한 꽃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느지막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장미꽃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화단은 수원지검이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조성했습니다. 첫 번째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참여시키며 선도하는 겁니다. 청소년들이 화단을 가꾸게 함으로써 사회 참여를 독려하고 선도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 목적은 환경 개선을 통해 범죄 발생을 차단하는 겁니다. 삭막하고 어두운 골목에 꽃이 즐비한 화단을 조성하면 주민의 심신에 안정을 꾀할 수 있을뿐더러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걸로 내다봤습니다.

게릴라 가드닝 사업 전후 모습 / 사진=수원지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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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릴라 가드닝 사업 전후 모습 / 사진=수원지검

지동 화단을 가꾸기 전후 사진을 보면 관리가 어려워 너저분했던 공터가 아름답고 향기로운 화단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찾아간 현장은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사진과 같이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꽃이 자리 잡아 주민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동 주민들은 이 화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지동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60대 오 모 씨는 “사건 이후로 벽화도 생기고 가로등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분위기를 밝아지게 해준 것은 꽃이 잔뜩 핀 화단”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지동에서 평생을 지낸 70대 이 모 씨는 “화단이 생겨서 너무 좋다. 화단 옆 의자에 앉아서 쉬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범죄로 두려움에 떨던 지동의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해준 ‘게릴라 가드닝’은 무엇일까요?

▶ ‘게릴라 가드닝’이 뭐길래?

꽃을 던지는 사람 / 사진=뱅크시 인스타그램
↑ 꽃을 던지는 사람 / 사진=뱅크시 인스타그램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알려진 뱅크시(Banksy)의 벽화 ‘꽃을 던지는 사람’은 게릴라 가드닝의 메시지가 잘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총이 아닌 꽃을 들고 싸운다’는 슬로건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릴라 가드닝이란 미국에서 유래한 단어인데요. 기습적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공격을 칭하는 게릴라(Guerrilla)라는 단어와 정원을 관리한다는 뜻의 가드닝(Gardening)이라는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게릴라 가드닝은 버려진 땅을 꽃으로 가꿔 땅의 주인과 해당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땅의 올바른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이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 ‘게릴라 가드너’는 총이 아닌 꽃을 들고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황폐하게 방치된 땅에 식물을 심거나, 낭비되는 빈 공간에 식물을 둠으로써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려 힘쓰고 있습니다.

▶ “회색 도시를 초록빛으로”…게릴라 가드닝 동아리 ‘쿨라워’

쿨라워 회장단 임주원 학생(왼쪽), 김현이 학생과 교내 게릴라 가드닝 화단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 쿨라워 회장단 임주원 학생(왼쪽), 김현이 학생과 교내 게릴라 가드닝 화단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게릴라 가드닝을 위해 뭉친 이색적인 대학교 동아리도 있습니다. 바로 건국대학교의 ‘쿨라워(KU:Flower)’입니다. 쿨라워라는 동아리 이름은 건국대학교 영어명의 줄임말 KU와 꽃을 뜻하는 Flower의 합성어이기도 하면서, Keep green with Us + Flower의 약자이기도 합니다. 쿨라워 회장단인 강현이 학생(산림조경학과 18학번)과 임주원 학생(환경보건학과 18학번)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학생들에 의하면 환경과 도시재생, 식물 등에 관심 있는 동아리 부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교내와 교외 등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게릴라 가드닝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교내의 황폐한 공간을 화단으로 가꾸면서 학생들에게 “좋은 일을 한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쿨라워·가재울고등학교의 철거 예정 부지 게릴라 가드닝 활동 / 사진=쿨라워 페이스북 페이지
↑ 쿨라워·가재울고등학교의 철거 예정 부지 게릴라 가드닝 활동 / 사진=쿨라워 페이스북 페이지

쿨라워 학생들은 가재울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게릴라 가드닝을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꼽았습니다. 철거 예정인 부지를 화단으로 가꾸고 꽃을 심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요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부지의 분위기도 180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철거를 앞둔 곳에서 게릴라 가드닝을 진행했을까요? 학생들은 철거가 진행되기 전까지라도 회색빛 현장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웃들이 “왜 굳이 버려진 땅을 가꾸냐”며 의문을 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드닝이 완성된 뒤 “분위기가 훨씬 낫다”며 집에서 물을 가져와 화단을 관리하는 이웃들까지 생겨났다는 후문입니다.

쿨라워는 앞으로 교내 활동에 그치지 않고 외부 기업이나 단체와도 협력해서 폭넓은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 게릴라 가드닝,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게릴라 가드닝은 단체로만 활동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혼자서도 게릴라 가드너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앞서 소개한 쿨라워의 ‘꽃튀(꽃을 두고 튀기)’ 활동에서 착안한 방법인데요. 재활용 컵을 활용해 화분을 만든 뒤 쓰레기가 버려지는 장소에 놓고 오는 활동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먼저 꽃집에서 ‘꽃기린’이라는 키우기 쉬운 모종을 구입했습니다.

게릴라 가드닝을 위해 재활용 화분을 만드는 과정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 게릴라 가드닝을 위해 재활용 화분을 만드는 과정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음료를 마신 뒤 깨끗이 씻은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줍니다. 구멍을 뚫기 전 아래에 박스나 스티로폼을 대면 더 안전하게 배수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배수구를 만들면 화분의 배수가 원활해질 뿐 아니라, 식물의 뿌리도 잘 자란다고 합니다. 그다음으로 깔망 역할을 해줄 자갈을 플라스틱 컵 아래에 깔아줍니다. 자갈을 깔면 컵 하단의 구멍으로 흙이 빠져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게릴라 가드닝을 위해 재활용 화분을 만드는 과정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 게릴라 가드닝을 위해 재활용 화분을 만드는 과정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비닐포트에 받아온 꽃기린의 모종을 플라스틱 컵에 조심히 옮깁니다. 포트를 손으로 눌러 비튼 뒤 모종을 빼면 훨씬 수월하게 뿌리째 뽑을 수 있습니다. 물을 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흙은 컵 입구로부터 3~4cm 떨어진 곳까지만 채워줍니다.

게릴라 가드닝을 위해 재활용 화분을 만드는 과정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 게릴라 가드닝을 위해 재활용 화분을 만드는 과정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입양을 위해 입양 멘트를 작성한 포스트잇을 붙이고, 게릴라 가드닝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고 적었습니다.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예쁘게 꾸미고, 인적이 드문 새벽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합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 몰래 두고 온 꽃기린 화분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br />
↑ 인적이 드문 새벽 몰래 두고 온 꽃기린 화분 /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새벽이 되어 꽃기린 화분을 놓을 곳을 물색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공중전화 옆,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 앞 등 주위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무심하게 방치된 공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한 결과, 큰 마트 옆 버스 정류장에 꽃기린을 놓아주기로 결정했습니다. 해가 뜨고 아침이 되어 같은 장소로 찾아가니 온데간데없던 꽃기린. 누군가 좋은 마음으로 꽃기린을 입양해갔길 바라면서 게릴라 가드너로서의 활동을 마쳤습니다.

게릴라 가드닝 활동을 혼자서 해보니 쓰레기가 자주 버려지는 곳 등을 살펴보며 주변을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됨을 느꼈습니다. 또 혼자서 하는 환경 보호 활동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단체에 가입해 후원을 한다거나, 직접 삽을 들고 흙을 파지 않아도 환경 보호를 위해 쉽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게릴라 가드너로 변신해보는 것은 어떠세요?

[MBN 온라인뉴스팀 손제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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